[증권]"믿어도 되나요, 說 說 說"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29분


증시에는 수많은 ‘효과’들이 있다. 특정한 기간을 묶어서, 특정한 요일을 빗대서 이런 ‘효과’라는 말을 붙인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지만 투자자의 심리가 중요한 요소인 증시에서는 나름대로 의미를 갖고 있는 ‘효과’도 없지 않다.

시기적으로 가장 가까이 생각해 볼 수 있는 효과는 미국에서도 자주 연구대상에 오르는 ‘1월 효과(January Effect)’. 새해가 되면 투자자들이 “올해에는 증시가 좋아지겠지”라는 희망을 갖고 주식투자에 나서 주가가 오른다는 속설이다. 또 연말이면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성과를 확정짓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가 새해 새로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는 분석도 있다.

신한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는 90년 이후 12차례 1월 중 주가가 오른 횟수는 모두 7차례.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여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그러나 소형주만큼은 12년 동안 1월 평균 9%대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 나름대로 ‘1월 효과’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2월 성탄절 무렵이면 주가가 오른다는 산타랠리는 ‘1월 효과’의 아류인 셈. ‘1월 효과에 대비해 연말에 미리 주식을 사두자’는 투자자의 생각 때문에 주가가 오른다는 주장.

매년 7월초면 어김없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서머 랠리(Summer Rally)’는 미국 증시 펀드매니저들의 여름 휴가와 관련해 나온 이야기.

펀드매니저들은 주가가 올라야 길고 긴 여름 휴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이 휴가 직전에 일제히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놓기 때문에 랠리가 생긴다는 속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는 최근 12년 동안 7월에 주가가 오른 적은 단 5차례에 불과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내 증시에만 있는 ‘추석 효과’는 나름대로 그 효과가 입증됐다.

90년 이후를 살펴보면 추석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8∼15일까지는 주가가 3%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 예탁금도 이 기간에 10%가량 증가했다. 추석을 전후로 자금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통화당국도 돈을 푸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

그러나 ‘13일의 금요일에는 주가가 내린다’ ‘주말을 앞두고 주가가 하락한다’ 등 ‘요일’과 주가를 연결시키는 효과는 실제로 큰 의미가 없다.

이런 효과와는 의미가 다소 다르지만 국내 증시에는 ‘윔블던 효과’라는 말도 있다.

‘세계 최고의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의 실제 우승자는 늘 영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이라는 의미. 한마디로 한국 증시에 한국인은 없고, 순전히 외국인이 주도하는 현실을 빗대 설명한 말이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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