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펠레 "한국 16강…佛-아르헨 우승 다툼"

  • 입력 2001년 12월 1일 20시 21분


“한국은 분명 4,5년 전만 해도 뛰기만 하는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 축구대표팀이 매 경기 새로운 철학을 적용하고 있고 더불어 결과도 좋을 것 같습니다.”

브라질 출신 ‘축구 황제’ 펠레는 1일 열린 2002월드컵축구 본선 조추첨 직전 한국 기자단과 회견을 갖고 크로아티아전 등 최근 한국 경기를 TV를 통해 본 결과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고 정신력도 과거보다 좋아진 것 같다” 며 한국 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펠레는 “한국의 전체 경기를 못봐 정확한 전력은 모르겠지만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며 “한국이 유럽이나 남미 등 축구 강국과 더 많은 교류를 갖고 경험을 쌓는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분류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볼리비아나 에콰도르와 비슷한 3그룹 수준의 전력. 1그룹엔 브라질과 독일, 아르헨티나, 잉글랜드가 2그룹엔 파라과이, 크로아티아, 체코, 폴란드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그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오른 32개국의 전력은 기본적으로 같은 수준 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희비를 가르는 것은 경험이라는 지적. 월드컵 본선이 국내 리그전과 달리 단판에 승패가 갈리는 만큼 경험이 적은 팀은 지나치게 긴장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 경험이 많은 강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풀이다.

그는 이와 관련 “한국에 유럽 징크스가 있는데 이를 회피하지 말고 유럽 강팀과 자주 맞붙어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 방법이 가장 단기간에 유럽의 벽을 뛰어 넘는 방법” 이라고 덧붙였다.

‘축구의 대명사’ 인 펠레가 전망하는 2002월드컵대회 결승 진출국은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하지만 그는 “이는 지금 당장 월드컵이 열린다는 가정에서 그렇다는 얘기고 실제 대회는 6개월후에 열리는 만큼 브라질도 반드시 우승 후보에 포함시켜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은 지역 예선 기간중 두차례나 감독이 경질된데다 매 경기 베스트11이 바뀌었고 또 주전 선수들이 경기 이틀전에야 해외 리그에서 팀에 복귀하는 등 복잡한 내부 사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25명의 대표팀이 일관되게 전 경기를 소화했다” 며 “브라질이 지역예선에서 휘청댄 것은 선수들의 능력때문이 아닌 만큼 6개월후엔 놀라운 전력으로 나설 것” 이라고 내다봤다.

<부산=특별취재반기자>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