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테러범-훌리건 꼼짝마!

  • 입력 2001년 11월 27일 20시 11분


‘축구의 제전’ 월드컵은 안전한가?

미국의 심장부 뉴욕시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지 약 2개월 뒤인 11월5일 열린 뉴욕시민마라톤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한 가운데 펼쳐졌다. 전 세계에서 3만여명이 참가하고 이를 거리에서 지켜보는 관람객이 100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행사로 추가테러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뉴욕이 과연 테러받은 도시’인가를 새삼 되새겨볼 정도로 ‘축제분위기’가 물씬했다.

이런 ‘평온함’ 뒤엔 거리곳곳에서 치안을 유지해준 2800여명의 뉴욕경찰과 1만2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숨은 공신’으로

있었다.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02월드컵축구대회.

테러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는 법. 과연 한국은 2002월드컵을

평화로운 축구제전으로 마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 있을까.

월드컵은 전 세계의 관심사. 서울 부산 광주 등 10개 도시에서 32경기가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는 선수단 800명, 국제축구연맹(FIFA) 및 각국 협회 임원 350명, 보도진 1만여명, 그리고 외국인 관람객 약 40만명이 몰릴 전망.

이 때문에 훌리건(경기장 난동꾼)을 포함한 경기장 안전문제, 경기장 주변 교통 소통과 선수단 이동, 선수단 및 임원 숙소와 공항경비, 테러 대책 등 많은 안전문제가 현실로 떠오른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는 올 4월부터 월드컵 안전대책통제본부를 가동해 안전위협요소를 테러위험, 훌리건 난동, 대형사고 위험, 항공·교통 안전사고 등 크게 네가지로 분류해 철저한 준비에 들어갔다.

그동안 주요 국제행사 사건 사고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위험요소를 이 같은 네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지난 100년간 축구경기와 관련된 주요사건이 67건 발생했는데 폭력 난동사건이 30건, 압사사고 12건, 화재와 테러가 11건, 시설붕괴가 8건 등이었다.

또 72년 뮌헨올림픽 때 테러범들이 이스라엘 선수단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고 98월드컵 땐 과격 훌리건들의 난동으로 경찰과 훌리건 48명이 부상당했다. 99시애틀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에선 비정부기구(NGO)들의 행사장 점거시위로 행사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조직위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영국 해외정보국(MI5) 등 각국 정보기관은 물론 국방부 경찰청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한치의 허점없는 ‘안전월드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중 우리가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안전대책은 경찰이 담당하고 있다.

경찰청은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 5월31일부터 6월30일까지 경기장과 선수단 숙소 경비활동 등 각종 치안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의 대규모 병력을 동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회를 한달 정도 앞둔 상황에서 모든 계획이 구체성을 띠지만 한치의 허점도 보이지 않기 위해 각종 데이터를 근거로 실전과 같이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예산문제, 지방경찰청과의 조율 등을 협의하고 있는 단계.

경찰은 우선 훌리건들의 난동과 화재 등 경기장 내에서의 폭력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장별로 평균 1500여명의 경비병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경기장 주변에 30대중대를 훌리건 전담부대로 설정했다. 전담부대는 훌리건 난동 장면을 비디오로 파악하며 상황별 진압대책 및 진압훈련을 거듭하고 있으며 FIFA와 협조해 훌리건 명단을 파악해 입장권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측과의 공조도 잘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또 FIFA본부, 총회, 심판진과 선수단 숙소 경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마련될 국제미디어센터(IMC) 경비 등에도 많은 인원을 배정할 예정. 선수들의 연습장 경비, 교통관리, FIFA 요원과 선수단 이동시 신변보호, 경기장내 폭발물 등 위험물 제거 작업 등 안전활동 등에 구체적인 인력 투입계획을 짜고 있다.

한편 경찰은 월드컵기간 중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선 ‘무최루탄 원칙’을 고수할 예정이며 허가된 사항의 경우 평화적 행진위주로 유도하고 미허가 사항은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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