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20대, 50대 자동차 보험료 더 내라"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19분


구형 스포차카를 모는 서모씨(25세)는 최근 자동차보험 기간이 만료돼 작년에 가입했던 A보험사를 찾아갔다. 그러나 담당설계사는 “본사에서 사고율이 높은 20대 초반의 스포츠카는 가급적 보험을 받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서씨는 별 수 없이 친구의 소개로 B사를 방문했다. B사는 “사고위험이 높은 계층에 속하기 때문에 각종 특약을 가입해 작년 20만원이 더 많은 80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지난 8월 자동차보험료 자유화이후 일부 계층의 보험료가 크게 올랐다.

보험사들은 전체 보험료를 평균 3∼5% 내렸고 사고율이 낮고 운행거리가 적은 30∼40대 직장인들은 더 많은 할인혜택을 줬다. 그러나 20대 초반과 50대 이후, 스포츠카, 전북지역은 최고 20%까지 보험료를 인상했다.

▽보험료 왜 올렸나〓손보사들도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들처럼 외형이 아닌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나섰다. 과거에는 과거 시장점유율을 높히기 위해 사고발생위험이 높은 물건도 보험가입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회사의 수익을 깎아먹는 가입자는 보험을 받지 않거나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는 전략을 탰했다. 대신 사고발생률이 낮은 계층을 공략대상으로 삼고 보험료도 낮춰주고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20대초반 운전자는 과속이나 신호위반을 자주 해 대형사고 위험이 높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50대는 약 10%가량 보험료가 올랐다. 협회 관계자는 “50대의 장기무사고 운전자는 보험료가 저렴한 반면 사고발생시 보상금은 많고 자녀들이 운전하면서 사고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지나치게 연령위주로 보험료를 산출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도 차별화〓손보사들이 가장 꺼리는 지역은 전북지역이다. 다른 지역보다 손해율(손해보상액을 수입보험료로 나눈 것)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99, 2000회계연도의 자동차사고율은 전국 평균이 4.3% 4.7%였는데 전북지역은 6.2%, 6.3%로 훨씬 높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자동차보험 평균손해율은 각각 71.5%, 73.0%였지만 전북지역은 100.7%, 93.0%나 됐다. 반면 제주지역은 50.5%, 48.3%에 불과했다.

손보사들은 따라서 전북지역에서는 보험료를 20%이상 높여 받아야 수지가 맞다고 주장한다.보험료 비교사이트인 인슈넷의 장기준 주임은 “차적지가 전북인 차량은 타 지역에서 보험가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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