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카페]"자녀 교육비는 소득의 30% 안넘게"

  • 입력 2001년 11월 7일 18시 51분


왼쪽부터 양세정, 한영선, 김영미씨.
왼쪽부터 양세정, 한영선, 김영미씨.
《자녀가 커갈수록 교육비 걱정도 커진다. 불어나는 사교육비로 부모들의 허리가 휘어질 지경이라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이번 재테크카페에서는 자녀 교육비 마련과 재테크 교육 요령에 대해 주부와 여성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본다.》

▽김영미주부〓주위에서 보면 생활비의 30∼40%를 자녀 교육비에 쓰는 것 같다. 한 친구는 교육비를 먼저 떼고 나머지를 아껴서 생활비로 쓸 정도다. 우리집에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와 6살짜리 남자 등 두 자녀가 있는데 20만원선에서 교육비를 해결하고 있다.

▽양세정 상명대교수〓김영미씨는 정말 적게 쓰는 편이다. 요즘 가정에서 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책없이 쓴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변변한 재산도 없는 40대의 일반 직장인이 두 딸에게 월 250만원을 쓰는 경우도 주위에서 봤다.

▽한영선 네오머니대리〓하지만 자기의 선을 지키는 것이 너무 어렵다. 2000년 사회통계조사를 보면 조사대상의 72.5% 자녀의 교육비지출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양교수〓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우리 국민의 평균소비성향이 76.6%인 점을 감안할 때 최대 소득의 20∼30% 넘지않는 선에서 교육비 지출 계획을 짜보는 것이 좋다.

▽한대리〓자산중에 교육자금으로 쓸 수 있는 원천이 얼마인지를 보고 교육비 지출자금을 결정해야한다. 또 교육비로 나가야할 돈이 더 많을 경우 부업을 해야할지 다른 지출항목을 줄여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양교수〓교육자금 설계를 하는데는 각종 재테크사이트가 유용하다. 거기 들어가서 소득 및 향후 자녀교육수준 등을 입력하면 필요자금과 부족자금이 나온다. 요즘은 씨티은행 등 일반 은행에서도 파이낸셜플래너가 자금플랜을 짜주니까 한번씩은 이를 뽑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자녀 조기유학을 생각하는 부모들은 거액이 들어가기 때문에 계획을 갖고 있어야한다.

▽김영미주부〓하지만 계획적으로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월급 오르면 교육비 올리는 식의 주먹구구식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양교수〓교육비 마련을 위한 금융상품으로 과거엔 교육보험 등을 많이 들었는데….

▽한대리〓그건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또 은행의 장학적금을 드는 부모도 많은데 도움이 안된다. 초등학생까지 가입한도가 100만원밖에 안돼 별 실익이 없다.

▽양교수〓그럼 뭐가 좋은가.

▽한대리〓차라리 비과세나 세금우대상품을 들어 시간을 갖고 교육비 명목으로 목돈을 마련하는 전략을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예를들면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만기가 7년∼10년인데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 이 상품을 들면 대학교육비는 거뜬히 뽑을 수 있다. 소득공제의 효과를 누리는 것은 물론이다.

▽김영미주부〓저축을 안하고 있다. 목돈이 생기면 쓰고 그 다음엔 어떻게 해결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내왔다. 젊은 부부일수록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양교수〓그런 얘길 들으면 무섭다. 보통 우리 국민이 27세에 취직해 55세 퇴직한다고 하면 일하는 기간은 28년이고 그 이후는 더 긴 시간이 될 수 있다. 자녀를 가르칠 돈과 노후를 준비할 돈을 미리 산정해 반드시 대비를 해야한다. 특히 대학생이 앞으로는 더욱 많은 교육비가 들 것이다. 휴학, 어학연수 등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부모에게 기대려는 자녀가 점점 늘어나지 않겠는가.

▽김영미주부〓부모가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지 자녀에게 가르쳐야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엔 딸애가 휴대전화를 사달라고 하길래 드는 비용과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부모들이 얼마나 일을 더해야하는 지를 꼼꼼이 얘기해줬다. 그랬더니 딸애가 다시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양교수〓교육자금의 마련뿐만 아니라 자녀 재테크 교육도 중요하다.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를 가르쳐야 한다. 즉 소득원천을 보여주고 필요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목록으로 만든 후 원하는 것을 모두 얻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김영미주부〓우리 부모세대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상황을 가급적 숨기려고 했으나 지금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래야 자녀들도 돈의 소중함을 안다.

▽한대리〓자녀들에게 돈의 개념을 제대로 심어주기 위해 피해야 할 일이 있다. 자녀 앞에서 신용카드로 현금을 뽑는 등의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자녀들은 부모가 신용카드 사용하는 것을 자꾸 보다보면 ‘돈은 쌓여있는 것’으로 알기 쉽다. 내가 편의점이나 은행 등에 들어갈때마다 딸이 ‘가서 돈 뽑아와’하는 것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양교수〓용돈을 줄 때도 용돈 내역을 자녀와 합의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것보다 조금 더 주는게 좋다. 스스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한다.

▽한대리〓빠듯하게 줄 경우 저축을 강요해선 안된다. 반발심만 키우게된다.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 용돈에 연봉제 개념을 도입하는 것도 괜찮다. 예를들어 1년에 쓸 수 있는 용돈이 50만원이라고 하면 탄력있게 쓰면서 돈 쓰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미주부〓부모가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주위에서 보면 물건을 살 때 흥정없이 돈을 턱턱내는 부모의 자녀들은 돈을 헤프게 쓴다. 반면 꼼꼼이 따져보고 흥정하는 것을 보고 자란 자녀들은 다르다.

▽양교수〓용돈 외에 과욋돈을 줄때도 원칙이 있어야한다. 숙제를 하는 등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다고 자녀에게 돈을 주거나 하면 안된다. 뭔가 특별히 노력해서 한 일에 대한 댓가로 돈을 줘야한다. 돈을 땀흘려 버는 것이라는 생각은 어릴 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좌담회 참가 3인이 제시하는 해야할 일과 말아야 할 일
구분 이런 행동은 좀 곤란하다이렇게 한번 해보면 어떨까
자녀교육비▽교육비가 소득의 30%를 넘는다
▽목돈이 생기면 교육비 늘리고 다음 일은 닥치면 생각한다
▽교육보험 및 장학적금을 들어놓고 교육비 마련은 제껴둔다
▽전문가와 교육 및 노후자금 플랜을 짜봐라
▽자금플랜을 기초로 교육자금 마련을 위한 장기저축상품 등 금융상품을 활용하라
▽재테크사이트를 활용해보라
▽조기유학을 생각하는 부모는 미리 자금마련을 시작하는게 좋다
재테크교육▽자녀앞에서 현금인출 등 카드를 무턱대고 쓴다
▽숙제 등 해야할 일을 할 때마다 격려금조로 돈을 준다
▽가정의 금전상황을 가급적 숨기고 원하는대로 돈을 준다
▽빠듯하게 용돈을 주고 저축을 강요한다
(반발심만 키우게된다)
▽용돈을 줄땐 용돈 내역을 미리 정한다
▽중학생 이상은 ‘용돈 연봉제’도 한번 도입해봐라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빨리 가르쳐라
▽부모의 물품구매 및 돈 씀씀이는 자녀가 그대로 배운다는 점을 명심해라
▽‘돈〓노동의 댓가’의 진리를 가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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