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주부〓주위에서 보면 생활비의 30∼40%를 자녀 교육비에 쓰는 것 같다. 한 친구는 교육비를 먼저 떼고 나머지를 아껴서 생활비로 쓸 정도다. 우리집에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와 6살짜리 남자 등 두 자녀가 있는데 20만원선에서 교육비를 해결하고 있다.
▽양세정 상명대교수〓김영미씨는 정말 적게 쓰는 편이다. 요즘 가정에서 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을 보면 정말 대책없이 쓴다는 생각이 많이든다. 변변한 재산도 없는 40대의 일반 직장인이 두 딸에게 월 250만원을 쓰는 경우도 주위에서 봤다.
▽한영선 네오머니대리〓하지만 자기의 선을 지키는 것이 너무 어렵다. 2000년 사회통계조사를 보면 조사대상의 72.5% 자녀의 교육비지출이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양교수〓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우리 국민의 평균소비성향이 76.6%인 점을 감안할 때 최대 소득의 20∼30% 넘지않는 선에서 교육비 지출 계획을 짜보는 것이 좋다.
▽한대리〓자산중에 교육자금으로 쓸 수 있는 원천이 얼마인지를 보고 교육비 지출자금을 결정해야한다. 또 교육비로 나가야할 돈이 더 많을 경우 부업을 해야할지 다른 지출항목을 줄여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양교수〓교육자금 설계를 하는데는 각종 재테크사이트가 유용하다. 거기 들어가서 소득 및 향후 자녀교육수준 등을 입력하면 필요자금과 부족자금이 나온다. 요즘은 씨티은행 등 일반 은행에서도 파이낸셜플래너가 자금플랜을 짜주니까 한번씩은 이를 뽑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자녀 조기유학을 생각하는 부모들은 거액이 들어가기 때문에 계획을 갖고 있어야한다.
▽김영미주부〓하지만 계획적으로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월급 오르면 교육비 올리는 식의 주먹구구식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양교수〓교육비 마련을 위한 금융상품으로 과거엔 교육보험 등을 많이 들었는데….
▽한대리〓그건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또 은행의 장학적금을 드는 부모도 많은데 도움이 안된다. 초등학생까지 가입한도가 100만원밖에 안돼 별 실익이 없다.
▽양교수〓그럼 뭐가 좋은가.
▽한대리〓차라리 비과세나 세금우대상품을 들어 시간을 갖고 교육비 명목으로 목돈을 마련하는 전략을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예를들면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만기가 7년∼10년인데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 이 상품을 들면 대학교육비는 거뜬히 뽑을 수 있다. 소득공제의 효과를 누리는 것은 물론이다.
▽김영미주부〓저축을 안하고 있다. 목돈이 생기면 쓰고 그 다음엔 어떻게 해결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내왔다. 젊은 부부일수록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양교수〓그런 얘길 들으면 무섭다. 보통 우리 국민이 27세에 취직해 55세 퇴직한다고 하면 일하는 기간은 28년이고 그 이후는 더 긴 시간이 될 수 있다. 자녀를 가르칠 돈과 노후를 준비할 돈을 미리 산정해 반드시 대비를 해야한다. 특히 대학생이 앞으로는 더욱 많은 교육비가 들 것이다. 휴학, 어학연수 등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부모에게 기대려는 자녀가 점점 늘어나지 않겠는가.
▽김영미주부〓부모가 얼마나 힘들게 돈을 버는지 자녀에게 가르쳐야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엔 딸애가 휴대전화를 사달라고 하길래 드는 비용과 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부모들이 얼마나 일을 더해야하는 지를 꼼꼼이 얘기해줬다. 그랬더니 딸애가 다시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
▽양교수〓교육자금의 마련뿐만 아니라 자녀 재테크 교육도 중요하다.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를 가르쳐야 한다. 즉 소득원천을 보여주고 필요로 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목록으로 만든 후 원하는 것을 모두 얻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김영미주부〓우리 부모세대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상황을 가급적 숨기려고 했으나 지금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래야 자녀들도 돈의 소중함을 안다.
▽한대리〓자녀들에게 돈의 개념을 제대로 심어주기 위해 피해야 할 일이 있다. 자녀 앞에서 신용카드로 현금을 뽑는 등의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자녀들은 부모가 신용카드 사용하는 것을 자꾸 보다보면 ‘돈은 쌓여있는 것’으로 알기 쉽다. 내가 편의점이나 은행 등에 들어갈때마다 딸이 ‘가서 돈 뽑아와’하는 것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양교수〓용돈을 줄 때도 용돈 내역을 자녀와 합의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것보다 조금 더 주는게 좋다. 스스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한다.
▽한대리〓빠듯하게 줄 경우 저축을 강요해선 안된다. 반발심만 키우게된다.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 용돈에 연봉제 개념을 도입하는 것도 괜찮다. 예를들어 1년에 쓸 수 있는 용돈이 50만원이라고 하면 탄력있게 쓰면서 돈 쓰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미주부〓부모가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주위에서 보면 물건을 살 때 흥정없이 돈을 턱턱내는 부모의 자녀들은 돈을 헤프게 쓴다. 반면 꼼꼼이 따져보고 흥정하는 것을 보고 자란 자녀들은 다르다.
▽양교수〓용돈 외에 과욋돈을 줄때도 원칙이 있어야한다. 숙제를 하는 등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다고 자녀에게 돈을 주거나 하면 안된다. 뭔가 특별히 노력해서 한 일에 대한 댓가로 돈을 줘야한다. 돈을 땀흘려 버는 것이라는 생각은 어릴 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좌담회 참가 3인이 제시하는 해야할 일과 말아야 할 일 | ||
구분 | 이런 행동은 좀 곤란하다 | 이렇게 한번 해보면 어떨까 |
자녀교육비 | ▽교육비가 소득의 30%를 넘는다 ▽목돈이 생기면 교육비 늘리고 다음 일은 닥치면 생각한다 ▽교육보험 및 장학적금을 들어놓고 교육비 마련은 제껴둔다 | ▽전문가와 교육 및 노후자금 플랜을 짜봐라 ▽자금플랜을 기초로 교육자금 마련을 위한 장기저축상품 등 금융상품을 활용하라 ▽재테크사이트를 활용해보라 ▽조기유학을 생각하는 부모는 미리 자금마련을 시작하는게 좋다 |
재테크교육 | ▽자녀앞에서 현금인출 등 카드를 무턱대고 쓴다 ▽숙제 등 해야할 일을 할 때마다 격려금조로 돈을 준다 ▽가정의 금전상황을 가급적 숨기고 원하는대로 돈을 준다 ▽빠듯하게 용돈을 주고 저축을 강요한다 (반발심만 키우게된다) | ▽용돈을 줄땐 용돈 내역을 미리 정한다 ▽중학생 이상은 ‘용돈 연봉제’도 한번 도입해봐라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빨리 가르쳐라 ▽부모의 물품구매 및 돈 씀씀이는 자녀가 그대로 배운다는 점을 명심해라 ▽‘돈〓노동의 댓가’의 진리를 가르쳐라 |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