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은 먼저 수사기관의 ‘이용호 게이트’ 관련 동향보고서를 공개했다. A4용지 2쪽 분량의 이 문건은 김 의원이 8월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여름 휴가를 즐겼는데 여기에 정 사장이 동행했다는 내용.
그는 “정 사장과 김 의원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정 사장이 99년 모 기업체 스포츠단 사장으로 영입된 것도 김 의원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설이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건은 정 사장을 ‘이용호 주가조작 사건과 여운환 게이트의 몸통으로 거론되는 정학모’라고 표현했다. 또 재미 사업가인 조풍언(趙豊彦)씨가 김 의원과 같이 있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유 의원은 “조풍언씨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일산자택을 구입한 사람으로 미국 무기생산업체인 ITT사의 한국측 에이전트”라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의 최측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질문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가 당시 제주에서 우연히 김 의원 일행과 마주쳐 김 의원의 휴가에 대해 알게 됐다”며 “당시 김 의원 주변에 우락부락한 사람들이 많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건의 출처 및 입수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유 의원은 보충 질문에서도 “DJ정권과 ‘조폭’이 연계됐다는 뜻으로 ‘조폭’의 영문 이니셜을 딴 ‘신DJP’ 정권이라는 신조어가 돌고 있다”고 주장, 민주당 의원들이 단상 앞으로 뛰쳐나와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공개된 제주도 여행이 무슨 의혹이 될 수 있느냐. 정치인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우리도 쓰라린 야당 경험이 있는데, 너무 그러지 말라. 하늘의 뜻이 있어야 정권이 온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한나라당 의석에선 “그만 해”라는 고함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