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헌의 사례로 본 창업]패스트푸드점 핵심수요층이 열쇠

  • 입력 2001년 10월 7일 19시 24분


20년이 넘도록 공무원생활을 해 온 C씨 (53)는 98년 퇴직했다. 부인과 상의 끝에 결정한 업종은 패스트푸드점. 투자비용이 많기는 하지만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품목이고 본인의 손이 덜 가며 수익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결심을 굳혔다.

점포는 거주지 근처 유동인구가 풍부한 사거리 코너를 잡았다. 당시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랜차이즈 회사에 가맹점 계약을 맺고 사업 준비 2개월만에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문을 열자 기대한 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았다. 3억원 가까운 투자가 들어갔기 때문에 적어도 한달에 700만∼800만원 가까운 수익을 기대했지만 500만원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다.

3년 째 사업을 계속 하고 있지만 점포를 찾는 고객도, 매출에 따른 수익도 증가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건비나 투자금액을 생각하면 사실상 적자에 가까운 편. 이제 C씨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줄이는 등 어떻게 하면 경비를 줄일까 고심하고 있다.

▽분석과 진단〓패스트푸드점은 제과점, 아이스크림전문점과 함께 비교적 자금 여력이 풍부한 화이트칼라 계층의 창업자에게 인기가 높은 업종이다. 이 업종들은 외관상 깔끔해 보이고 비교적 사업자의 수고가 덜 필요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일단 적합한 점포만 구할 수 있다면 다른 업종에 비해 매출이 안정적이고 수익성도 높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종 역시 핵심 수요층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점포를 구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C씨가 사업을 시작한 점포는 오랫동안 지역 상권의 중심 역할을 해 온 곳에 있다. 입지 자체만으로는 어느 점포보다 조건이 좋은 편이다.

문제는 주변과의 조화에 있었다. 패스트푸드의 주 수요층은 10대에서 20대 초반까지. 그러나 C씨의 점포에서 불과 30m 떨어진 곳에 중급 규모의 할인점이 있고 길 건너 편에는 재래시장이 있었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는 주요 계층은 20대 중반이상 주부층이고 이들만으로는 패스트푸드점의 매출이 충분히 오르기에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이 점포는 체인 본사에서 고객을 분석해본 결과 10대보다 주부층의 이용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변 업종 분포의 변화는 수요층 변화를 직접적으로 유도하게 된다.

핵심 수요층은 성별, 연령대별로 세분화된 조사가 필요하며 요일별, 시간별로 변화되는 양상을 체크해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

nachla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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