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싸고 편한 대출카드 "수수료 조심"

  • 입력 2001년 10월 7일 19시 16분


서울 도봉구에 사는 L씨(31)는 밤늦게 100만원이 필요해 지하철역 구내에 있는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대출전용카드로 꺼내 썼다.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을까도 생각했지만 이자율이 연17%로 현금서비스(최고 25.8%)보다 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러나 사흘 뒤 돈이 생겨 100만을 갚았을 때 L씨가 내야 했던 돈은 101만1397원이나 됐다. 이는 신용카드로 사흘동안 현금서비스를 이용했을 때의 수수료(1480원)보다 7.7배나 많은 수준. L씨는 사흘치 이자가 1397원(연17% 기준, 100만원×0.17×365÷3)이라는 것만 생각했지 대출금의 1%(1만원)가 취급수수료로 붙는다는 것을 몰라 뜻하지 않게 많은 수수료를 내고 말았다.

지난해 5월 삼성캐피탈에서 대출전용카드인 ‘아하론패스’를 선보인 뒤 캐피탈회사는 물론 신용금고와 보험사 및 은행에서도 대출전용카드를 도입하고 있다. 신용이 떨어져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쉽지 않고 신용카드마저도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수요가 많은데다 저금리로 돈굴리기가 마땅치 않은 금융기관들의 입맛에도 맞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7월중 대출전용카드로 나간 대출이 5500억원으로 6월보다 25%나 늘었으며 매월 20%이상 급성장하고 있을 정도.

대출전용카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현금서비스와 비교할 때 여러 가지 점에서 유리하기 때문. 우선 이자율이 연9∼25%로 현금서비스 수수료(14∼25%)보다 낮다. 또 상환할 때도 대출전용카드는 돈이 생기면 ATM를 통해 원하는 금액은 갚을 수 있다. 한번 대출받으면 다음달 결제일이전까지는 돈을 갚을 수 없는 현금서비스와는 대조적이다. 대출한도도 현금서비스는 최대 500만원이지만 대출전용카드는 1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게다가 신용카드는 2000∼8000원의 연회비를 내야 하는데 반해 대출전용카드는 연회비가 없다. 전국의 모든 은행과 편의점 및 지하철역의 CD/ATM기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성면에서 현금서비스와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렇게 잇점을 갖고 있는 대출전용카드의 최대 단점은 취급수수료가 붙는다는 점. 대출전용카드는 대출받을 때마다 대출금의 1∼3%를 취급수수료로 내야 한다. 앞의 L씨처럼 며칠동안 빌릴 경우에는 취급수수료가 고스란히 금리로 변해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 따라서 대출기간이 짧을 때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름 그대로 대출만 받을 수 있는 카드. 자신의 신용도에 맞게 대출한도를 정해 놓은 뒤 돈이 필요할 때마다 은행 창구나 지하철역등에서 설치돼 있는 자동화기기에서 찾아 쓸 수 있다. 은행의 마이너스 대출과 거의 비슷하지만 금리가 비싸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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