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연휴에는 제사도 지내고 오랫만에 만난 가족, 친척 등과 함께 소래포구에서 ‘꽃게 잔치’를 벌여보자. 빨갛게 쪄낸 꽃게 등딱지를 까고 다리를 ‘북’ 뜯으면 김 모락모락 나는 새하얀 살이 모습을 드러내는 꽃게찜은 일품이다. 이보다 더 쫄깃쫄깃하고 달고 고소한 음식이 있을까. 상 위로는 ‘아작아작’, ‘쪽 쪽’ 게 껍질과 손가락 빠는 소리만 흐른다.
소래포구 어선들은 추석연휴기간에도 정상 출어를 하고 상인들은 정상영업한다.
소래꽃게는 서해안 꽃게 중에서도 최고 상품으로 꼽힌다. 덕적도, 이작도 등 인근 연안해역에서 200여척의 어선이 이른 새벽에 나가 잡아온 싱싱한 꽃게를 매일 쏟아놓고 있다.
소래포구 수산물센터 관리인 이찬희씨(55)는 “연근해에서 꽃게를 잡아 포구에 들어오기까지 불과 2∼3시간에 밖에 걸리지 않아 선도가 뛰어나고 꽃게 특유의 쫄깃쫄깃한 살 맛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포구 입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도로 양옆에 길게 늘어선 50여곳의 횟집이 손님들을 맞는다. 이 횟집들은 매운탕, 찜 등 제각기 색다른 꽃게 요리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다. 빨갛게 쪄낸 등딱지를 까고 다리를 북 뜯으면 김 모락모락 나는 새하얀 살이 가득한 꽃게찜.
그길을 똑바로 따라가면 막다른 길에 수협공판장이 나타난다. 어민들이 잡아온 각종 생선을 상인들에게 ‘경매’로 넘기는 장소다. 꽃게 바구니를 쭉 늘어놓고 특이한 목소리와 신기한 손짓으로 연신 수(手)신호를 교환하는 경매 장면도 목격할 수 있다.
공판장 바로 옆길이 포구로 통하는 길. 포구 바로 앞 골목길에 있는 100여곳의 노점 횟집 좌판에는 살아 숨쉬는 꽃게가 가득하다. 광어, 우럭, 놀래미 등 다른 활어회를 즉석에서 떠주기도 한다.
꽃게 가격은 활게가 1㎏에 1만2000원∼1만3000원. 배에서 죽은게는 8000∼9000원. 광어 한마리에 1만원에서 제법 큰놈은 2∼3만원. 길이 100여m이르는 골목을 지나면 추억이 서린 유명한 소래포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예전 ‘꼬마열차’로 불리운 협궤열차가 달리는 수인선. 지금은 열차는 사라지고 연인들의 낭만적인 데이트코스로 이용되고 있다. 소래포구 어촌계 032-442-6887
꽃게는 크기만 보고 고르면 안된다. 속이 빈 ‘날나리 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묵직하고 게딱지의 짙푸른 검정색이 선명하면서 윤기가 나는 것이 좋다. 특히 다리가 모두 붙어있어야 싱싱한 것이다. 다리 밑부분에 청색 빛이 완연한 것이 더욱 싱싱하다. 비슷한 크기라면 당연히 무거운 꽃게가 먹을 수 있는 살이 더 많다. 보통 암게가 수게보다 살이 연하고 맛있어 조금 비싸다. 암게와 수게는 배모양으로 구분되는데 암게는 둥근 마름모 꼴이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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