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애즈 원 "R&B는 생활이예요"

  • 입력 2001년 9월 17일 18시 31분


지난해말 갓 데뷔했던 여성 듀엣 ‘애즈 원(As One)’을 처음 봤을 때 어설픈 느낌도 없지는 않았다. 버터 냄새 짙은 리듬 앤 블루스(R&B)가 국내 가요 시장에서 통할 지 의문이었고 또 방송 활동에 필수인 언어(한국어)도 서툴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즈 원’은 데뷔 음반을 20만장 판매에 올려놓을 만큼 기반을 잡았고 한국어도 ‘과다노출’같은 일부 한자어만 빼고 ‘막방’(마지막 방송)이라는 말도 할 만큼 적응이 됐다. 미국적 리듬앤블루스를 구사하는 그룹 중 하나라는 평도 ‘애즈 원’의 브랜드 가치를 올렸다. 리듬앤블루스가 가요의 주류 장르로 자리잡으면서 미국적 R&B를 부르는 이들이 더 부각된 셈이다.

최근 발표한 2집의 타이틀곡 ‘천만에요’는 그 기운을 받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간 라디오 방송 횟수가 평균 60여 회로 3주째 1위이고 판매도 15만장을 넘었다. 케이블 음악채널 m.net과 KMTV의 음악 순위 프로에서도 1위를 경합 중이다.

‘천만에요’는 사랑하는 이와 막 헤어진 여인의 심경을 담았으나 산뜻한 보컬 화음과 리듬감 덕분에 칙칙하지 않다. 남자가 떠났다는 사건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그 짧은 허전함을 메우려고 이곳저곳 쏘다니는 여인의 콧대는 낮아지지 않는다. 그에게 김소월 식의 이별은 ‘천만에요’다.

‘애즈 원’은 “깔끔하고 차분한 이별을 그린 노래”라며 “이런 노래의 감정을 살리기 위해서는 마음 속에 스크린을 펼쳐놓고 여러 영화의 장면들을 투사해본다”고 말했다.

멤버 이민(22)과 크리스탈(21·본명 채다희)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출신 교포 가수. 작곡가 신재홍이 발굴한 이들은 “가족을 떠나는 게 싫었으나 노래할 기회를 잡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가수로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R&B의 매력은 편안하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점”이라며 “이 장르는 우리가 어릴 적부터 들어온 노래여서 생활이나 다름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새 음반에는 ‘보헤미안’ ‘돈 고 어웨이(Don’t Go Away)’ 등 15곡을 담았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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