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미술가 활동으로 본 미술의 흐름 '우리미술100년'

  • 입력 2001년 9월 7일 18시 31분


◇ 우리미술 100년/오광수 서성록 지음/407쪽 20000만원 현암사

이 책의 장점은 두가지. 사조와 운동 중심의 일반적인 미술사 구성 형식에서 벗어나 미술가의 활동에 초점을 맞춰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썼다는 것과, 일반적인 미술사 책이 놓치고 있는 1980, 90년대의 최근 미술의 흐름까지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도가 만족할 정도로 성공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미술에 관심있는 문외한에게 지난 시대와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으면서 최근 미술의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

서양 미술의 도입과 정착을 다룬 해방전(1900∼1944)까지의 서술은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 관심이 가는 것은 주로 해방후(1945∼1999)를 다룬 후반부. 해방공간에서 김환기 유영국 등이 주도한 ‘신사실파’, 전후 50년대 화단에서 박서보 등이 국전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 ‘4인전’, 동양화 부문에서는 57년 김기창 등 후소회 구성원을 중심으로 발족된 백양회, 60년 서세옥 등이 주도한 묵림회 등이 주목을 받았다.

67년 홍익대 출신들이 주도한 청년작가연립전과 69년 곽훈 김구림 등의 작가와 이일 오광수 등의 비평가가 결성한 한국아방가르드협회는 현대미술을 극단으로 밀고 갔다.

70년대 중반에는 많은 상업화랑들이 출현했다. 이상범 변관식 노수현 김은호 등 동양화 6대가에 대한 재조명 작업과 이중섭 박수근 등의 재평가, 일본 화단의 영향을 받은 모노크롬화의 유행은 미술의 상업화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80년대에 들어서면 추상과 전위에 반발해 극사실 회화가 대두하고 이러한 경향은 당시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민중미술의 발전으로도 연결된다. 85년 창립된 ‘메타복스’와 ‘난지도’를 중심으로 설치미술이 시도돼 90년대의 화려한 개화로 이어진다. 한국화에서는 80년대 초반 송수남 김호석 등이 수묵화 운동을 주도했고 90년대 들어서는 윤명로 등이 ‘서체 회화’라고 불러봄직한 새로운 유형의 평면 회화를 이끌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