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사채시장까지 진출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37분


신용금고에 이어 은행과 할부금융회사들이 사채시장을 넘보고 있다. 초저금리로 자금을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한 이들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금기시해왔던 영역까지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것.

올 들어 일부 금고들이 연 60%의 고금리로 사채시장에 진출한 이래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사채시장 진출은 저금리기조가 계속 되면서 더욱 빨라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28일부터 신용도가 낮아 고금리의 사금융을 이용해야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 내에서 신용대출을 실시하는 ‘Yes 캐쉬론’을 판매하고 있다. 대상은 신용카드 발급 후 1년 이상 경과한 고객으로 3개월 이상 재직한 급여소득자와 1년 이상 업체를 운영해 소득세 납세 실적이 있는 자영업자로 금리는 연 13.75∼17.75% 수준. 대출 한도는 100만원부터 최고 700만원까지이다.

주택은행 역시 11일부터 무보증 신용대출대상을 확대, 그동안 신용대출이 불가능했던 상당수 고객을 대출가능 고객군으로 흡수하고 있다. 이들 새로 편입된 고객은 기존 고객층(연 9.4∼13.1%)보다 다소 높은 14∼17%의 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이에 앞서 제일은행은 연초 소액 긴급자금을 연 13.9∼22.9%로 대출하는 ‘퀵캐시론’을 선보이면서 사채 이용자 수준까지 문턱을 크게 낮춰 은행권의 사채시장 진출에 물꼬를 텄다.

또 할부금융사들의 사채시장 입질도 거세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7일 연 18∼26%의 금리로 최고 500만원까지 대출하는 ‘스피드 론패스’를 선보였다. 과거 신용이 낮거나 신용을 증명할 수 없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상품으로 3개월마다 신용을 분석해 금리를 낮추거나 대출한도를 높이는 혜택을 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이 낮거나 불량한 사람들에 대한 고금리대출은 떼일 위험이 크지만 금리가 높기 때문에 수익성이 있다고 보고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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