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서울 4대 권역별로 개발한다

  • 입력 2001년 8월 20일 19시 28분


이르면 내년말부터 수도 서울의 도시계획이 동서남북 4대 권역으로 나눠 실시된다.

서울시는 20일 현행 25개 자치구별로 진행되는 도시계획 행정이 주민들의 생활권역을 무시한 채 지역이기주의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몇 개 구를 한 권역으로 묶어 서울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민선 구청장이 주도하고 있는 서울시 도시계획 행정에 제동을 거는 것이어서 일선 구청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서울시 진철훈(秦哲薰) 도시계획국장은 “25개 자치구별로 각각 1개 도심과 4개 부도심으로 나눠진 현행 도시기본계획의 틀은 시민들의 생활권역과 맞지 않다”며 “연내에 연구용역을 마무리한 뒤 내년 봄 공청회를 거쳐 내년 말까지 최종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진 국장은 이어 “‘2021 서울 도시기본계획’은 광역도시계획시설을 갖추기 위한 상위법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선 구청이 반드시 이 기준에 맞춰야 한다”며 “2개 이상 자치구가 연계된 도로망 구축을 비롯해 특화사업, 경관개선사업 등의 기본 계획 작성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 도봉구와 강북구의 경우 같은 도로망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는데도 자치구별 미관지구 계획안이 달라 혼선을 일으켜 왔다.

서울시가 현재 검토 중인 4대 권역은 △동북부(성북 강북 도봉 노원구 등) △서북부(마포 서대문 은평구 등) △서남부(구로 금천 관악구 등) △동남부(서초 강남 송파 강동구 등). 도시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진 동남부 권역보다는 개발 여력이 많은 나머지 3개 권역의 도시계획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동북부의 경우 기간 도로망의 정비 확충에 중점이 두어지며 서북부의 경우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기본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남부의 경우 공장이적지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주거환경개선과 교통계획 수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울시가 서초구 원지동에 추진 중인 추모공원 공사와 함께 나머지 3개 권역에도 비슷한 규모의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힌 것도 이 같은 장기적 도시관리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서울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연구용역과정에서 자치구별 도시관리 계획안을 중간 검토한 결과 인접 자치구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어 통합적 도시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며 “각 자치구의 이해관계와 서울의 미래상을 조화시킬 수 있는 합리적 대안 마련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 강북지역의 한 구청 관계자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권역별 계획안은 자치구의 지역개발을 가로막는 통제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각 자치구의 여건이 서로 다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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