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밀착취재]이영규 은성코퍼레이션 사장

  • 입력 2001년 8월 9일 18시 53분


은성코퍼레이션은 머리카락 굵기의 실을 100분의 1로 쪼깨는 초극세사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목욕타올 등 기능성 섬유제품을 만들어 미국 일본 유럽 수출에 나서고 있다.

직원 83명의 조그만 규모. 그러나 이 회사가 만드는 기능성 크리너(수건)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25%에 달하는 ‘작지만 강한’기업이다.이 제품은 산업자원부가 선정한 ‘세계시장 경쟁력 상위품목’에 선정되었다.

이영규(李榮珪·45)사장은 최근 ‘아쿠아트랜스’라는 야심작을 내놓아 세계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수분을 빨리 흡수하고 발산시키는 것이 생명인 이 기능성 섬유의 주요 경쟁상대는 미국 듀퐁사의 ‘쿨맥스’. 듀퐁과 경쟁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이 사장은 당장 직원에게 듀퐁의 제품과 은성의 시제품을 가져올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즉석 비교 시범을 보였다. 브랜드에서는 떨어지지만 기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

은성의 경쟁력은 철저하게 능력위주에 초점을 맞춘 이 사장의 경영철학에서 나온다. 생산체제도 특이하다. 은성은 연구개발 품질관리 마케팅만 하고 개인사업자 등록증을 가진 7명의 소사장이 생산을 전담하는 제도다. 소사장들은 은성의 제품만 독점적으로 생산하지만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데다 10∼20명만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나타나는 나태함은 찾을 수 없다.

이 사장은 “똑같은 제품을 만드는데도 대기업 본사 공장의 생산성은 늘 외주 회사보다 30%가까이 떨어졌다”며 “철저한 인센티브와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보수도 철저한 능력주의다. 실적에 따라 일년에 2번씩 나누어 월급을 정하고 매달 포상제, 연말에는 월급의 300%까지를 특별포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이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할 수 있으려면 그에 대한 보상과 사기 진작이 있어야한다”며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이미 차기 사장후보를 정해 경영수업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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