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서울 사무실 임대료 세계 9위

  • 입력 2001년 7월 29일 18시 29분


우리나라 집값이나 전세금은 세계 정상급 수준이나 주거의 질은 10년 전의 세계 평균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구 대비 주택공급비율은 10년 전 세계 평균치의 절반에 불과한 반면 주택당 거주 가구 수는 평균 2배에 육박하는 등 주택의 양적인 공급도 뒤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권오현(權五賢) 연구위원이 유엔과 세계은행, 대한주택공사 등의 자료를 토대로 국제적 평균(1990년 기준)과 한국의 상황(2000년 기준)을 비교 분석한 ‘우리나라의 주거 수준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29일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소비자의 주택 구매력을 보여주는 ‘연간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의 배율(PIR)’이 7.9배로 전세계의 평균(4.2배)을 크게 웃돌았다. 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14.8배), 가장 낮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소국(小國) 말라위(0.7배)다.

‘가구소득 대비 임대료 비중(RIR)’은 한국이 전세계 평균(15.8%)을 훨씬 뛰어넘는 23.1%였다. RIR가 높을수록 소득에 비해 전세 등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전세계 평균이 280채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같은 시기(90년말)에 절반 수준인 140채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주택 수는 90년대 초반 ‘주택 200만호 건설’ 등이 추진되기는 했지만 2000년 말 인구 1000명당 200채로 여전히 세계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한 채에 거주하는 가구 수도 우리나라는 1.90(99년) 1.60(2000년)으로 10년 전의 전세계 평균(1.15)의 2배에 육박했다.

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거의 수준이 세계 평균 수준을 밑도는 것은 정부의 주택 정책이 부동산 투기 억제에 치중되면서 과도한 직접 규제가 많은 데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의 사무용빌딩 임대료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조사됐다.

29일 미국계 부동산회사인 ‘씨 비 리처드 앨리스’가 전세계 154개 도시의 ㎡당 사무용빌딩 임대료(연간 평균)를 조사한 결과, 서울시는 671.8달러(약 42만4200원)로 9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런던으로 1689달러였고 도쿄(東京·1583달러) 홍콩(992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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