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태우/선심성 산책로 공사 수재 불렀다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31분


서울 성북구 종암동 개운산 기슭에서 20여년 동안 살면서 산사태나 물난리를 겪은 적이 한 번도 없는데 15일 새벽 기습 폭우로 집이 부서졌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노인들은 갈 곳도 없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 수재가 선심행정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한다. 정부와 성북구청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운산에 산책로를 만든다며 100년 이상된 나무들을 마구 베어버려 숲의 흡수력을 떨어뜨리고 토사의 유출을 방치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산책로 공사가 구청 소관이라며 주민들의 민원을 묵살했다. 이번 수재에 책임이 없다고 변명만 늘어놓으며 동사무소에 집 잃은 주민들을 위한 숙소도 마련하지 않은 정부나 구청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이 태 우(서울 성북구 종암1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