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인터넷 '여인천하'…여심 잡기 경쟁

  • 입력 2001년 7월 5일 18시 35분


‘인터넷은 이제부터 여인천하(女人天下)로 들어간다.’

인터넷 공간에서 남성에 밀려있던 여성들이 빠르게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인터넷 이용인구 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위에 올라섰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활용능력뿐만 아니라 구매력까지 갖춘 젊은 주부들이 대거 인터넷 세상으로 몰리자 수익에 목말라하던 닷컴기업들이 이들을 잡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풍(女風)이 분다〓30대 후반의 주부 Q씨는 초등학교 아이가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처음에는 짧은 문장이나 단어를 ‘보란 듯이’ 지도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게 많아졌다. ‘밑천’이 달린 것. Q씨는 영어학원에 나가볼 생각도 했으나 체면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잉글리시타운이라는 영어공부 웹사이트. Q씨는 같은 아파트,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는 주부 3명과 함께 사이트에 등록하면서 아예 ‘엘리베이터 클럽’을 결성했다.

주부 박효정씨(30·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4개월된 아들의 기저귀를 정가보다 30% 싸게 구입하고 있다. 아파트 부녀회원들과 함께 인터넷 공동구매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교육이나 상거래 사이트뿐만 아니라 PC동호회나 채팅사이트에서도 주부들의 파워는 막강하다. 현재 PC통신 천리안의 주부동호회 회원은 1만여명에 달한다.

주부들의 인터넷 이용이 활발해진 것은 초고속인터넷망이 아파트까지 광범위하게 보급되었기 때문. 온라인에 머무는 시간도 점차 늘어나면서 인터넷 소비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세상의 절반은 여자〓주부들의 인터넷 이용이 늘면서 성별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인터넷 조사업체인 인터넷 메트릭스가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중 여성의 비율은 42.9%였다.

남성 비율과는 14.2%포인트 차이를 보였지만 99년에는 격차가 33.8%포인트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신장세. 넷밸류코리아가 5월 조사한 결과는 남녀비율이 52.9 대 47.1로 불과 5.8%포인트 차이였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의 여성회원 비율은 99년 말 15%에서 현재 40%로 높아졌다. 특히 최근 가입자만 보면 남녀 비율은 50 대 50으로 사실상 동수.

지금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인터넷 이용자의 남녀비율이 뒤집어 질 가능성도 있다. 닐슨/넷레이팅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인터넷 이용자의 남녀비율이 48.3대 51.7로 역전된 것으로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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