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세리 ‘화끈’ 공동선두…한국여자오픈1R

  • 입력 2001년 5월 11일 18시 25분


박세리가 멋진 샷으로 벙커를 빠져나오고 있다.
박세리가 멋진 샷으로 벙커를 빠져나오고 있다.
‘홀컵을 직접 겨냥해 강력한 백스핀을 건 아이언샷, 파5홀에서의 과감한 투온 시도.’

박세리(삼성전자)는 98년 미국LPGA투어에 본격 진출한 이후 지난해까지 5차례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11일 경기 용인시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6339야드)에서 벌어진 아스트라컵 스포츠투데이 제15회 한국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2억원) 1라운드. 박세리는 이번에는 국내팬의 성원에 우승으로 보답하겠다는 듯 첫 라운드부터 시종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갤러리의 시선이 집중돼 심리적 부담이 큰 1번홀(파5) 티샷을 페어웨이 정 중앙에 안착시킨 박세리는 우드3번(스푼)을 빼어들었다. 이미 같은 조에서 대결한 정일미(한솔CSN)와 박소영(하이트)이 안전하게 3온작전을 펼치고 있던 상황.

순위 선수(국적)스코어
박세리-369
로리 케인(캐나다)-369
연용남-369
정일미-270
전해영-270
강수연-171
김수정-171
김희정-171
송채은-171
문현희-171
로라 데이비스(영국)072

힘차게 휘두른 박세리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하지만 박세리는 턱이 높은 벙커에서 사뿐히 탈출해 홀컵 1m20 지점에 붙여 갤러리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박세리에게는 이제 벙커가 결코 장애물이 아닌 듯했다. 또 경기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한층 성숙된 모습은 계속됐다.

퍼팅 어드레스가 완료된 시점에 어디선가 휴대전화가 울렸다.

이 경우 대부분의 선수는 벨소리가 울린 방향을 쳐다보며 얼굴을 찌푸리기 마련. 하지만 이날 박세리는 아예 쳐다보지 않았다. 다만 어드레스를 풀어 잠시 여유를 가진 뒤 바로 버디퍼팅을 성공시켰다.

첫 홀에서 버디를 장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박세리는 이후 매 홀 적극적인 ‘버디 트라이’로 일관했다.

벙커 바로 넘어 홀컵이 위치한 3번홀(파3).

박세리는 안전한 그린 중앙지점을 외면하고 홀컵을 겨냥해 탄도 높은 공격적인 티샷을 날렸다. 거리가 못미처 벙커에 빠졌지만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홀컵 30㎝ 지점에 투온시키며 첫 위기를 무난히 넘겼다.

박세리가 첫 보기를 기록한 것은 8번홀(파5). 투온을 노린 샷이 그린에 못미처 왼쪽 언덕에 걸렸고 어프로치샷은 홀컵을 지나쳐 그린에지까지 굴러갔다. 까다로운 라이의 6m거리에서 그만 3퍼팅으로 보기를 기록한 것.

하지만 그는 9, 10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곧바로 페이스를 되찾았고 15, 16번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연용남, 로리 케인(캐나다)과 공동선두(3언더파 69타)로 첫 날 경기를 마쳤다.

이날 박세리는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는 듯 같은 조에서 플레이한 국가대표시절 선배 정일미, 박소영과 담소는커녕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지독한’ 모습을 보였다.

<용인〓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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