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의 음악뒤집기]차세대 밀레니엄 사운드 '고릴라즈'

  • 입력 2001년 5월 10일 11시 09분


지난해 말 영국 음악계는 정체불명의 한 밴드에 신선이 집중됐다. '블러'의 데이먼이 참가한 '고릴라즈'다.

'뉴 밀레니엄의 첫 번째 슈퍼그룹'으로 불리는 '고릴라즈'는 카툰 밴드 프로젝트 앨범이다. 이 밴드의 캐릭터는 영국 컬트 만화 '탱크 걸'의 창시자 제이미 휼렛이 만든 것이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고릴라즈 멤버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미국 출신의 힙합 마스터 댄 디 오토메이터 나카무라, 아이스 큐브의 사촌 동생인 델 더 펑키 호모사피엔 그리고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 출신의 여성 듀오 '시보 마토'의 미호 하토리가 그 주인공.

고릴라즈의 음악은 록, 힙합, 애시드 재즈, 영국 펑크까지 다양한 요소로 결합되어 있다. 카툰 밴드라는 실험적인 이미지 메이킹 방법만큼이나 이들의 사운드는 독특하고 신선하다. 록적인 감각보다 힙합이나 테크노적인 성격이 강하게 전해진다.

특히 블러의 멜로디 라인 위에 더해진 음침한 힙합 비트를 통해 고릴라즈는 폭 넓은 음악적인 관심을 보여준다.

'Latin Simone'에서 부에나 비스타 소셜 (Buena Vista Social Club)의 이브라힘 페레(Ibrahim Ferrer)를 초빙해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Tomorrow Comes Today'의 경우 애시드 재즈적인 감각이 색다르다.

이밖에 'Clint Eastwood'에서 시도된 컨트리적인 느낌은 독특한 캐릭터만큼이나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블러의 이미지와 사운드의 유사함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류형근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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