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헬리코박터균 잡는 유산균

  • 입력 2001년 3월 20일 18시 48분


유산균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P)균’을 치료할 때 쓰이는 항생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완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알랭 세르뱅박사는 16일 대한보건협회가 주최한 ‘유산균과 건강’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HP균 감염자에게 7일간 3가지 항생제 치료를 하면서 유산균을 함께 복용한 그룹은 HP균이 87% 사라졌지만 그렇지 않은 그룹은 HP균이 70%만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세르뱅박사는 “유산균이 만들어내는 박테리오신이란 물질이 HP균의 성장을 억제할뿐더러 HP균이 강산성인 위에서 살기 위해 분비하는 우레아제이란 물질의 활동을 막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P균 치료는 대부분 항생제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역류식도암 내성균 출현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연구는 항생제와 유산균을 함께 사용하면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율을 높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텍사스의대 라이얼 롤페교수는 “항생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97명에게 유산균을 투여한 결과 7.2%만이 항생제에 따른 설사 증상이 나타났지만 위약을 쓴 96명에게는 14.6%가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1983년 학계에 처음 보고된 HP균은 0.4∼1.2㎛ 크기의 나선형 간균(桿菌)으로 주로 위점막 상피 세포 사이에 붙어 위염 등 위장질환을 일으킨다.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HP균 감염을 확실한 위암 발생인자로 규정했다. 감염경로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고 생각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하지 않다. 대한소화기학회는 1999년 우리나라 성인의 55% 이상이 HP균에 감염돼 각종 위장질환을 앓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그래픽) HP균 감염자중 65%는 위염, 10∼20%는 위궤양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위궤양 환자의 60∼80%, 십이지장 궤양 환자의 90∼95%에게 HP균이 발견된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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