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SK, 4강 골인…현대 서장훈32점 분투에도 역전패

  • 입력 2001년 3월 13일 22시 55분


서장훈이 맥도웰을 가로막고 있는사이하니발이 골을 가로채고 있다.
서장훈이 맥도웰을 가로막고 있는사이
하니발이 골을 가로채고 있다.
‘가자 우승으로.’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

현대 걸리버스의 홈구장이지만 SK 나이츠의 홈인 청주에서 원정온 SK 팬들이 이 같은 격문을 적은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고 열성 응원을 펼쳐 마치 SK 홈구장을 연상케 했다.

이런 응원에 힘을 얻었을까. 4쿼터 중반까지 패색이 짙던 SK가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95―84로 승리, 2연승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SK는 이날 승리로 2년 연속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78년 현대건설농구단으로 첫 발을 내디딘 뒤 97년 프로출범 이후 3연속 정규리그 우승과 97∼98, 98∼99시즌 연속 챔피언에 오르며 국내 최고 명문팀으로 명성을 날렸던 현대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23년의 역사를 뒤로 한 채 사라졌다. 현대농구단은 다음시즌 금강고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팬 앞에 다시 선다.

이날 ‘현대’라는 이름으로는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긴장감 속에 현대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해 초반부터 SK를 압도했다. 이상민이 내외곽을 휘저으며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실책 가로채기 속공 등 공수에서 현대가 우위를 지키며 1차전과는 정반대의 양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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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3쿼터까지 단 한차례도 리드를 뺏기지 않았고 3쿼터 중반 한때 13점차까지 점수를 벌리며 손쉽게 승리를 챙기는 듯했다.

하지만 SK의 막판 집중력은 무서웠다. 3쿼터까지 서장훈이 고군분투하며 추격의 실마리를 찾던 SK는 4쿼터 들어 부진하던 재키 존스가 득점에 가세, 점수 차를 좁힌 뒤 종료 4분39초를 남기고 터진 로데릭 하니발의 3점포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SK가 착실히 득점을 쌓아가는 사이 현대는 실책을 남발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던 의욕을 끝내 수포로 돌렸다.

SK 서장훈은 이날 센터라기보다는 슈터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내외곽을 가리지 않은 채 양 팀 최다인 32점을 챙겨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SK는 18일부터 정규리그 2위 LG 세이커스와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놓고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 2회전을 치른다.

<김상호기자·대전〓전창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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