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전세대란 비켜가기…입주임박아파트-다세대 노릴만

  • 입력 2001년 3월 8일 18시 29분


해마다 이맘때면 부동산 기자들이 단골로 쓰는 기사가 있다. ‘전세대란’ 얘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전셋집을 찾느라 몇날 며칠을 부동산중개업소를 전전해야 했다는 세입자들과 불과 며칠새 수백만원 이상 전세금이 올랐다는 보도가 거의 매일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

연례 행사처럼 전세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그만큼 전세 거주자가 많기 때문이다.

95년 실시된 인구센서스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1300만가구의 44%인 570만가구가 셋방살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셋집 거주자는 30%인 385만가구였다.

이같은 전세비율은 2000년 말을 기준으로 하면 소폭이나마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5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센서스 결과 75년에 17%였던 전세가구 비율은 조사 때마다 증가해왔다.

전세계약은 2년 단위로 경신하므로 거의 매년 봄 가을 이사철마다 100만가구 가량이 새로 계약을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때마다 전세금을 올리려는 집주인이 나오고 새 집을 찾아 길거리를 헤매야 하는 세입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전세살이를 계속해야 할 무주택 서민이라면 이같은 전세대란을 비켜갈 수 있는 요령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선 전세수요가 집중되는 시점을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 전세금 동향을 보면 대개 봄 가을 이사철을 앞둔 1∼3월과 7∼9월에 가격이 오른다. 따라서 이런 때를 피해 이사시기를 잡고 집을 구하는 게 좋다.

자녀교육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총분양금의 20%에 해당하는 잔금부담 때문에 전세나 월세로 내놓은 물량이 많고 전세금도 싼 편이다.

아파트 주변 다세대 다가구 연립주택도 적극 공략해보자. 최근에는 주차 방범 주택관리 등을 이유로 전세수요가 아파트로 집중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아파트 전세는 모자라지만 단독 다가구 다세대는 남아도는 경우가 많아 구하기도 쉽고 값도 싸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건설하거나 민간업체가 정부자금을 지원받아 짓는 공공임대 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직까지 공급물량이 많지 않고 지역도 대부분 비수도권 지역인 것이 단점이지만 임대료가 싸고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요즘같이 주택대출금리가 싼 때에는 과감하게 대출을 받아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좋다. 더욱이 98년 이후 지난해까지 주택공급 물량이 크게 줄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 주택 수급 불균형에 따른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주택 구입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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