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쇼군 : 토탈 워

  • 입력 2001년 2월 28일 00시 11분


피로 물든 전쟁 드라마

「쇼군 : 토탈 워」(이하 「쇼군」)는 16세기 일본, 즉 수많은 다이묘들이 일본 열도를 분할하고 있던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아키라 쿠로사와 감독의 「카게무샤」에서 영감을 얻은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는 바로 게임 개발 작업에 착수하여 일본 열도를 피로 물들인 대규모 전쟁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쇼군」은 코에이의 「신장의 야망」을 서양인의 시각과 기술로 재구성한 듯한 게임이다. 「쇼군」은 시대적·공간적 배경의 특성상 대규모 군대가 서로 혈전을 벌이는 일명 '패싸움'이 최고의 매력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각기 장단점이 뚜렷한 군대가 혼전을 벌이는 장면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짜릿한 감동을 전해준다. 시각적인 효과(?)에 남달리 신경을 쓴 제작사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규모 군대의 패싸움은 리얼하게 그려진 광활한 지형 위에서 펼쳐진다. 평평한 느낌의 평원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실제 지형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낸 지형 위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는 '장관' 그 자체다.

턴 방식과 리얼타임이 공존

「쇼군」은 턴 방식과 리얼타임 방식을 모두 사용한 몇 안되는 게임 중 하나다. 이 게임은 「신장의 야망」 시리즈처럼 여러 영토로 나뉘어진 전략맵과 실제 전투가 벌어질 소규모 전술맵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전략맵에서는 턴 방식을, 전술맵에서는 리얼타임 방식으로 전환되어 게임 진행에 작은 변화를 꾀했다. 게이머는 전략맵에서 외교, 정보 수집, 그리고 기타 군사 관련 명령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것은 「마스터 오브 오리온」 시리즈와 매우 유사한 방법이다.

각 지역에는 특수 건물을 지을 수 있고, 그 곳에서 모집할 수 있는 특수 유닛, 즉 정보 수집에 남다른 실력을 가진 게이샤(일본 기생 -_-;), 적장의 암살과 잠입 능력이 뛰어난 닌자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다. 반면 전술맵에서는 「쇼군」의 하이라이트인 대규모 전술 전투가 벌어지는데, 9가지 유닛의 군대를 이용한 치밀한 전술 전투가 제법 짜임새가 있어 보인다.

진형을 활용하라! 손자의 말씀!

이 게임은 '손자병법'의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동양적 전술 전투관이 제대로 살아있는 게임이다. 진형의 변화와 지형에 따른 전투 능력의 차이는 이미 다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도 표현되고 있지만, 「쇼군」처럼 동양적인 느낌을 확실하게 드러낸 게임은 드물다. 진형의 변화는 전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데, 데모 버전을 통해 드러난 진형은 크게 3종류다. 하지만 이 3가지 진형은 다양한 변형 및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게이머만의 독창적인 진형도 충분히 연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각 유닛들의 상성 또한 지나칠 정도로 정확하기 때문에 적절한 진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쇼군」의 지형은 일본 열도에 대한 정확한 고찰을 통해 과장하지도, 그렇다고 썰렁하지도 않은 가장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지형에 따른 전투 능력의 변화는 이미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반화되었지만, 「쇼군」에서는 숲 속에 병사들을 매복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이로써 좀더 다양하고 사실적인 전술적 접근 방법을 이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전략보다는 전술이 재밌다!?

전술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닛들은 일반적인 라이트 사무라이, 헤비 사무라이, 야리 사무라이, 노-다찌 사무라이, 야리 아시가루, 텐푸 아시가루, 워리어 몽크, 라이트 카발리, 헤비 카발리, 그리고 머스케티어의 9종류로 나뉜다.

각 유닛들은 상성 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전투 전에 철저한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 각 병사들은 사기, 명예, 경험치, 피로도, 그리고 체력 등의 세부적인 요소에 따라 행동을 달리하는데, 거대한 그룹으로 구성된 군대의 병사들이 모두 각기 다른 수치를 가지고 있어 전투시 돌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 말은 군대에 포함된 개개의 병사 중에는 유별나게 잘 싸우는 녀석이 있는 반면, 사기를 잃고 도망치는 녀석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실전 경험을 얻은 병사들은 전투가 반복될수록 능력이 향상되는 롤플레잉적인 요소도 포함할 예정이다. 따라서 오랜 전투 경험으로 단련된 군대일수록 무리한 작전보다는 치밀한 계획을 앞세워 적은 피해로 최대의 효과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게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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