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밝다' CSFB세미나

  • 입력 2001년 2월 22일 14시 34분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밝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CSFB 주최로 22일 오전 하얏트 호텔 리젠시 홀에서 열린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과 비전’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한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온기운 박사, 노승탁 서울대 공대 교수, 표재용 CSFB 부사장 등 한국측 참석자와 시모카와 고이치 일본 동해대 교수, 미셸 토 CSFB 부사장 등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으며 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 등 한국 자동차 업계가 가지고 있는 비교 우위 등으로 인해 그 미래는 밝다”고 입을 모았다.

첫번째 연사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비전'이란 주제 발표에 나선 온기운 박사는 “현대·기아자동차로 대표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은 중소형차 부문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고, 부가가치가 높은 중대형 차와 SUV의 대 선진국 수출이 확대돼 미국 시장 점유율이 98년 1.8%에서 2000년에는 2.7%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수입차의 공세, 최근의 내수 침체와 미국 경기 악화 등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내수는 작년 11월 이후 판매량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시장에서도 전년대비 50%이상의 판매량 증가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점 등을 봤을 때 올해 전망이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온박사는 한국 자동차메이커들이 전문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기반을 구축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현대·기아자동차가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역량을 집중시켜 한국 자동차 산업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온박사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과제 중 전문화 유도정책이 요구되며, 자동차 관련 세금 부담의 완화, 환경 친화적 신기술 개발 지원 및 무역 마찰에 대비한 적극적인 통상정책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발표자로 나선 일본 동해대 시모카와 코이치 교수는 '글로벌 경쟁구도와 현대·기아자동차의 부상'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품질수준이 크게 향상됐고, 플랫폼 공용화 등 양사 통합에 의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 등으로 양사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제 자동차 등 수입차의 국내시장 공략과 관련, 현대·기아차가 갖고 있는 원가경쟁력, 일본업체와의 품질격차 축소, 개발효율 및 디자인 능력 향상, 글로벌 소싱 여건의 성숙, 뛰어난 시장대응력 등을 고려하면 양사가 한국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 서울대 노승탁 교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 경쟁력은 최근 10년간 급속히 성장해 구미와 일본의 선진 자동차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대표 주자인 현대·기아차는 그 동안 41개 완성차 모델과 11종의 엔진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기 때문에 선진 메이커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며 "현재 한국 자동차 업계는 차세대 환경 규제에 대응한 대체 연료 자동차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대체 연료 자동차 기술은 해외 메이커들도 개발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대등한 기술경쟁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노교수는 "앞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선진 메이커의 기술표준 선점 노력과 배기가스 규제, 안전도 규제 등에 대응해 차세대 환경/안전 기술에 집중 투자할 것과, 자동차 사업의 새로운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 개발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자동차 기업의 가치평가'라는 주제의 발표에 나선 CSFB의 표재용, 미셸 토 부사장은 "현대자동차는 세계 자동차 업체중 가장 높은 수익 성장율을 실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현대차의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서 기아차와의 통합에 이한 시너지 효과 실현, 가격 현실화를 통한 수출마진 개선, 다임러 크라이슬러와의 제휴 이익 집중, 그리고 주주가치의 극대화 노력 등이 요구된다”며 현대자동차의 적정 주가를 2만2천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됨에 따라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으며, 경영자원을 자동차 관련 핵심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도 현대·기아자동차의 주가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오준석<동아닷컴 기자>dr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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