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보의 대동맥이 되려면

  • 입력 2001년 2월 11일 18시 44분


전국을 고속 대용량의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완공됨으로써 정보통신 선진국의 자리를 발빠르게 굳혔다. 이번에 개통된 정보고속도로에는 속도제한이 없다. 새로 닦인 고속도로의 전송 속도는 기존 전화선보다 20∼30배나 빨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질(33권) 분량을 단 20초에 보낼 수 있다.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400만명을 넘어서 98년 말 5만2000명보다 무려 77배나 늘었다.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와 가입률(8.5%)은 미국 280만명(1.0%), 일본 46만명(0.4%)을 훨씬 앞지르는 것이다. 더욱이 정보고속도로가 완벽하게 구축된 나라는 미국 싱가포르 등 소수의 선진국에 불과해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한국이 정보화에서 앞서 나가는 것은 세계 최초의 PC방 문화가 보여주듯이 거센 인터넷 열풍에 힘입은 바 크다. 산업화와 대외 개방에 뒤져 식민지의 고통과 가난을 겪었지만 정보화에서만은 결코 뒤질 수 없다는 국민적 의지의 결집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고속도로의 조기 완공과 함께 전자정부의 구현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모든 관공서의 인터넷 사이트가 연결되면 각종 공과금 납부, 민원서류 발급, 인허가 등 민원업무를 사이버 관공서에서 24시간 처리하게 된다.

정보고속도로는 개통됐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연령별 소득별 직업별 그리고 도농(都農)간 정보격차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선 연령별로 보면 7∼29세의 인터넷 이용률은 70%를 넘는 데 비해 30, 40대로 오면 20∼40%선으로 뚝 떨어지고 50대에 이르러서는 한자릿수로 급락한다. 아직도 인터넷이 게임이나 오락의 수단으로 많이 쓰이고 40, 50대에서 외면당하는 현실은 부끄럽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디지털화와 전자상거래 등 경제를 이끄는 부문의 정보화가 앞서나가야 한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 가입 비율에서 서울과 지방은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고속도로는 잘 닦여져 있지만 지방도가 형편없는 셈이다. 3단계(2001∼2005년) 사업에서는 낙후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지역차별 없는 정보화가 추진돼야 한다.

인터넷의 역기능에도 배전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새 고속도로에서 음란 자살 사이트와 폭발물 제조 사이트 등 유해 정보가 난폭 운전을 일삼게 해서는 곤란하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