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외국인 지수선물 대량 순매수 배경은

  • 입력 2001년 1월 31일 16시 02분


외국인들이 주가지수선물(이하 지수선물)을 대량 순매수한 동기는 무엇일까.

미국 금리인하로 연초같은 유동성장세를 기대하면서 순매수한 것일까 아니면 단기시세차익을 겨냥한 투기적 매매일까.

31일 외국인들이 지수선물을 대량 순매수했다.

신규매수 물량 8200계약을 포함해서 모두 7400계약을 순매수한 것.

이들의 공격적인 지수선물 순매수로 장막판 96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순매수가일어났다. 종합주가지수도 26.57포인트(+4.49%) 상승했다.

외국인의 지수선물 대량 순매수는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최소한 50bp는 인하할 것이란 확신에 따라 선취매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2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와 50bp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는게 월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1일 한국증시도 상승할 것이다'고 보고 투기적으로 매수에 나섰다고 박광규 동부증권 선물옵션팀 대리는 설명한다.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75bp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매수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시장을 또한번 놀라게 하는 그린스펀 FRB의장'의 의중을 미리 꿰뚫고 공격적으로 매수했다는 주장이다. 75bp가 인하될 경우 국내증시도 상당폭 상승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는 상태다.

그렇지만 불과 한달새 125bp를 인하할 경우 FRB의 운신폭이 적어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지수선물 순매수에 고무돼 '2차 유동성 장세'가 시작됐다는 성급한 주장도 나온다.

파생상품 전문기관인 웰스랩의 이병열 이사는 "내일 미국이 최소 50bp의 금리를 인하할 경우 연초같은 유동성 랠리가 가능하다"며 "외국인들이 이같은 기대감으로 공격적으로 매수한 것 같다"고 주장한다.

이와 달리 외국인들의 지수선물은 투기적 매매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2차 유동성 장세'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은효상 미래에셋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파생상품시장에서 외국인들은 방향성 매매(position trading)보다는 단기차익을 겨냥한 투기적 매매(speculative trading)성격이 강하다"며 "오늘 순매수에 과잉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연초와 달리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포항제철 등 국내주식을 상당부문 사들였기 때문에 매수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동부증권의 박 대리도 은 팀장의 견해에 동의한다. 어차피 내일(1일) 한국증시가 상승할 것은 분명하니까 선제적으로 매수했다는게 박 대리의 입장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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