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댈러스 매버릭스 '신데렐라'로 재탄생

입력 2001-01-09 20:43수정 2009-09-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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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노비츠키
"아직도 미운오리새끼로 보여요?"

댈러스 매버릭스의 지난 10년간 성적은 비참했다. 승률 4할을 넘긴 것이 고작 두 번. "NBA 수준을 떨어뜨리는 한심한 팀"이란 오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홈팬들조차 풋볼팀 카우보이스가 5차례 수퍼볼을 쟁패하며 쌓은 도시의 명성에 먹칠을 한다고 야유를 보낼 정도였다.

하지만 '음지가 양지되고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는 법'

'댈러스의 자랑' 카우보이스가 이번시즌 5승11패라는 비참한 성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반면, '미운 오리새끼' 매버릭스는 강호들의 격전장 NBA 서부컨퍼런스 중서부 지구 2위를 달리며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지구 선두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불과 반게임차.

매버릭스를 외면했던 댈러스 시민들의 열광적인 지지가 이어진 것은 당연한 일. 홈구장 리유니온 아레나는 연일 만원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하루아침에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것.

매버릭스의 변신은 지난 시즌 어느정도 예감됐다. '괴짜' 구단주 마크 큐반의 엄청난 투자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기 때문.

야후 부사장이자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인 벤처재벌 마크 큐반(42)은 선수들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지난해 초 브로드캐스트닷컴을 판 돈으로 매버릭스를 사들인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라커룸을 초호화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리고 보통 3명정도로 운영되는 코칭스태프를 무려 12명으로 구성한 것은 그가 얼마나 선수들을 배려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암에 걸린 돈 넬슨 감독을 4,000만달러짜리 자가용비행기로 병원까지 모셔 간 것도 유명한 일화다.

물론 구단주의 과감한 투자 하나만으로 성적이 치솟은 것은 아니다. 코트위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선수들이기 때문.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댈러스를 띄운 주축멤버 대부분이 백인선수들이라는 점이다.

이미 '스타'로 뜬 독일 출신 3년차 포워드 덕 노비츠키를 비롯 캐나다 출신 포이트 가드 스티브 내시, 대학 농구 명문 듀크대를 2번이나 NCAA(전미대학 체육협회) 정상에 올려 놓은 '원조 드림팀' 멤버 크리스찬 레이트너와 9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2번으로 지명된 229cm의 꺽다리 숀 브래들리 까지. (이런 점은 매버릭스와 마찬가지로 서부컨퍼런스 태평양지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새크라멘토 킹스와 비슷하다.)

특히 노비츠키는 큰 키(211cm)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3점포를 앞세워 팀내 득점 1위(게임당 평균 20.8득점)를 기록하며 댈러스가 '신데렐라'로 탄생 할 수 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유투 성공률 1위의 스티브 내시는 포인트 가드 본연의 임무인 어시스트(평균 7.5개)에 치중하면서도 폭발적인 골밑 돌파와 적중도 높은 3점포를 앞세워 득점(평균 16.8득점)에서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내시의 득점과 어시스트는 지난시즌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거기에 두명의 백인 '빅맨'들도 골밑에서 굳은 일을 도맡아 하며 매버릭스의 기둥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드래프트 실패 사례로 꼽히는 브래들리는 '심기일전', 블록슛 3위(평균 3.06개)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경기당 7개가 넘는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있고 92년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7득점, 3.2리바운드)을 올리고 있는 레이트너도 서서히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는 중.

또 언제나 20점은 책임지는 스티브 핀리가 이들 백인선수들과 멋진 조화를 이룬 것도 성공의 핵심요인 .

매버릭스는 LA레이커스, 새크라멘토 킹스에 이어 NBA29개 팀 중 평균득점 3위를 다리고 있다.

다만 득점(98.7점)을 많이 한 만큼 실점(95.1점)도 많다는 것은 앞으로 개선 해야 할 점.

지난 80년 NBA 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84년부터 5년 연속 등 80년대에만 모두 6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88년엔 컨퍼런스 결승까지 오르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댈러스 매버릭스.

오랜 침묵끝에 재기에 성공한 댈러스가 80년대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은 물론 선배들이 한번도 이루지 못한 챔피언의 꿈을 이룰 지 지켜보자.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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