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3년전 폭등장세 다시 한번 오나"…연초 장세 98년 닮은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31분


연초부터 시작된 주가 상승세가 98년초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는 닷새만에 지난 연말보다 16% 올랐다. 98년 1월에는 개장 일주일만에 97년말 대비 13% 가량 오른 뒤 1월말까지 50%나 뛰어올랐다.

주가 상승의 요인도 유사점이 많다. 우선 98년초와 최근 주가 상승 모두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제거되는 시점에서 시작됐다는 점. 97년말 환율급등,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외환 보유액 감소 등으로 자본시장이 크게 불안하다가 98년 들면서 불안 심리가 진정됐다.

올해도 마찬가지. 지난해말에는 기업들의 자금난과 만기 회사채 도래 등으로 자본시장이 크게 동요했고 환율도 급등했다. 올해 들면서 환율도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정부의 회사채 인수방침 등으로 불안심리가 해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하나 유사점은 98년초와 올해초 모두 랠리의 주도권을 외국인이 쥐고 있다는 것. 외국인은 올들어 첫 4일간 1조4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98년에도 외국인은 주식시장 완전개방과 함께 연초부터 3개월 동안 4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가 급등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도 닮았다. 97년 당시 유가는 하반기에 급등세를 보이며 10월에는 22달러까지 상승했다가 98년 1월초에는 17달러선으로 떨어졌다. 당시 고점 대비 하락률은 21%가량이었으며 올해도 지난연말 고점 대비 유가 하락률이 30%에 육박한다.

메리츠증권 고유선연구원은 “이처럼 주변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98년초와 같은 단기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 뒤 “하지만 이같은 주가 움직임이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전환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회복 여부가 변수라는 것. 98년 당시 주가는 3월까지 급등세를 보이다가 조정을 받은 뒤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난 하반기부터 상승으로 추세가 바뀌었다. 고연구원은 “올해는 아직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미국 주식시장의 움직임. 98년에는 미국 주식시장이 전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한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

동원경제연구소 정동희연구원은 “만기 연장된 회사채가 하반기에 집중되는 등 하반기 상황이 그다지 좋질 못하다”고 내다봤다. 정연구원은 “종합지수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한 뒤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좋아보인다”면서 “하반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상반기에 단기투자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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