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에는]김세웅/한국의 모든 길은 무주로 통한다

  • 입력 2000년 12월 28일 18시 42분


도로는 흔히 인체의 혈관에 비유된다. 그중 고속도로는 국가 기간산업의 대동맥이다.

충청 전라 경상도를 하나로 이어 남북축을 형성하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중 일부인 대전∼무주 구간이 22일 개통됐다. 2001년 말이면 무주∼함양 구간이 완공되고 2004년까지는 전 구간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바야흐로 통일시대를 대비한 남북축 교통망으로서의 중추적인 역할을 떠맡게 된다.

대전∼무주간 고속도로는 교통과 운송수단으로서의 기능만 하는 단순한 고속도로가 아니다. 충청 전라 경상도를 연결하는 내륙교통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동시에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동서화합의 대로’로, 지역간 문화교류를 통해 새로운 신문화를 창출하는 ‘문화교류의 대로’로, 지역불균형을 해소해 서로가 잘살게 되는 ‘경제유통의 대로’로서의 상징적 의미가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대역사의 이면에는 새로운 길문화 창달이라는 기업이념으로 안전과 친절, 청결과 서비스 정신을 발현한 한국도로공사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있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이번에 개통된 대전∼무주간 고속도로 구간에 있는 인삼랜드 휴게실의 화장실은 이용객들을 위한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조성돼 우리의 화장실 문화를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이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무주에서 서울까지는 2시간대로 단축됐고 앞으로 통영까지도 2시간대 거리로 좁혀질 예정이다. 청정환경의 고을 무주가 이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시간과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그 본 모습을 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무주는 이제 더 이상 낙후지역과 산간오지의 대명사가 아니다. 은둔의 땅에서 마침내 국토의 정 중앙에 위치한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했던가. 옛 속담처럼 대전∼무주간 고속도로가 무주에 볕을 들게 한 것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시대가 있었다면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길은 국토의 단전(丹田) 부위에 있는 덕유산의 정기를 담아 우뚝 솟은 무주로 통하는 시대가 왔다고 할 수 있다.

김세웅(무주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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