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등록주간사 공모가 산정 "틀려도 너무 틀려"

  • 입력 2000년 12월 25일 18시 18분


코스닥 등록법인의 실적전망치가 실제와 너무 큰 차이를 내고 있다.

신규등록 주식의 공모가가 이같은 엉터리 실적전망을 토대로 결정되므로 투자자의 피해도 크다.

증권업협회가 99년 1월∼2000년 12월중 신규등록한 129개사의 1차연도 경상이익을 조사한 결과 경상이익 추정치가 실제 이익의 90∼110% 수준(적정평가)으로 나타난 회사는 10개사 중 2개사에 불과했다. 공모기업의 80%는 공모가 산정이 엉터리였다는 뜻.

전망을 하는 곳은 코스닥등록 주간사를 맡은 증권사로 이들은 공모가 결정을 위해 해당기업의 향후 3년간의 경상이익을 추정하고 이를 토대로 수익가치를 결정한다.

관련법에는 경상이익 추정을 잘못할 경우 증권사의 등록주간업무를 일정기간 제한하도록 돼 있으나 금융감독원은 현실론을 내세워 제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경상이익 예상은 너무 틀린다〓129개사 중 실적 100을 기준으로 추정치를 밑도는 회사는 65개사(51%)였다. 반면 실적이 추정치보다 많았던 회사는 56개사(43.4%)였다. 대부분 이익이 너무 적거나 많은 것으로 추정한 것. 예상실적이 억원 단위까지 100% 적중한 곳은 제이스텍(현대) 세종하이테크(현대) 영화직물(동양) 등 3개사였다.

LG투자증권은 10개사 중 4개사의 실적이 확정치보다 70%에 미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목별로는 서희이엔씨(70%) 무림제지(69%) 현대디지탈텍(64%) 교보증권(52%) 등이었다.

실적이 추정치에 가장 못미친 회사는 동원증권이 주간사를 맡은 이건창호시스템(51%)이었다.

또 드림라인(굿모닝증권) 디지털임팩트(동양) 한국통신엠닷컴(동양) 한국통신프리텔(동원) 인터파크(한화) 등 5개사는 증권사 예상대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편차가 굉장히 커서 한통엠닷컴은 9억8000만원 적자를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2519억원이나 됐다. 인터파크도 4억원 적자예상이 34억5000만원으로 나타나 예측능력이 의심받을 정도였다.

▽매출액은 그런 대로 정확한 편〓1차연도 매출액이 추정치의 90∼110% 수준의 적정치를 기록한 회사는 77개사(59.7%)였다. 추정치가 과다하게 많았던 곳은 24개사(18.6%), 너무 적었던 곳은 28개사(21.7%)였다.

실적이 추정치의 70%에 못미친 기업은 6개사였다. 이중 와이티씨텔레콤(굿모닝증권)은 실제매출이 사업계획서상 추정매출의 52%에 불과해 오차가 가장 심했다. 이밖에 세인전자(현대 60%) 벤트리(동양 62%) 삼지전자(동양 66%) 다산씨앤드아이(하나 68%) 현대디지탈텍(LG 70%) 등의 편차가 심했다.

▽왜 안맞을까〓엉터리 전망을 한 증권사들도 할말은 있다. 등록희망기업의 ‘뻥튀기’ 실적추정이 주원인이라는 것. 회사측이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실현가능성이 낮은 계약 등을 실적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또 공모가가 낮게 나올 경우 주간사회사를 바꾸겠다고 협박하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실적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다는 변명이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매출액 및 경상이익 추정이 공모가 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증권사는 보다 엄격하게 수익가치 산출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은 ‘미다스의 손’〓8개 이상 주간사를 맡았던 증권사 중 동양증권의 실적이 가장 좋았다. 공모가 대비 19일 종가를 기준으로 볼 때 동양증권이 주간사를 맡은 회사의 평균주가상승률은 76%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교보 30.1%, 현대 10.6% 등이었다. 최저는 LG증권으로 ―50.8%였고 삼성증권(―29.3%)도 실적이 좋지 않았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도 동양증권이 주간사를 맡았던 아즈텍더블유비이로 상승률이 779.7%나 됐다.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기업은 112개, 공모가 대비 70% 하락한 곳도 14개였다.

▼경상이익 실적이 추정치 50%대▼

기 업매출액경상이익주간사
추정실적추정실적
씨앤텔562.1507.225.114.5동양
코삼163.1152.514.6 8.1동양
교보증권3,009.23,4391,850.2966LG
보양산업 89.1 83.8 5.2 2.7대신
오피콤450.6363.863.736.0한화
도원텔레콤151.9154.624.913.1한화
이건창호시스템510.8 56236.4 19동원
대웅화학428.5 32930.5 16대우
서울신용평가정보185.7186.823.113.1SK
* 주 : 매출액 및 경상이익은 1차연도 기준임. (자료 : 증권업협회)

▼추정경상이익 대비 확정이익▼

확정이익률회사수 
300% 이상3추정실적
과소계상
200∼300%5
150∼200%13
110∼150%28
100∼110%10적정평가
90∼100%15
70∼90%31추정실적
과다계상
50∼70%19
적자5
* 주 : 경상이익은 신규등록법인의 1차연도 실적임. (자료 : 증권업협회)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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