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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4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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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만기물량, 은행에 기대해 보지만…〓금융감독원이 파악한 내년 중 만기도래 회사채는 52조4000억원 규모. 이중 문제가 되는 BBB 이하(무등급 포함) 회사채 중 2조4000억원어치가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온다. 연간으로는 12조2000억원.
주식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은행을 제외한 종금, 신용금고 등을 통한 자금 조달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거래소 상장기업의 유상증자 건수는 9월에 9건 2860억원이었으나 11월에는 4건 866억원으로 급감했다. 코스닥 등록기업의 유상증자도 9월에 10건 1452억원에서 11월에 5건 162억원으로 격감했다. 종금과 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의 기업여신은 9월말 현재 5조3144억원. 지난해 12월(14조9437억원)보다 무려 9조5000여억원이나 줄었다.
| 회사채 만기 도래 현황 | |||||||||
| 구분 | 12월 | 2001년 1·4분기 | 2·4 | 3·4 | 4·4분기 | 총계(20001년) | |||
| 1월 | 2월 | 3월 | 소계 | ||||||
| 총만기물량 | 9.8 | 3.7 | 3.9 | 3.1 | 10.7 | 5.6 | 14.1 | 22.0 | 62.2(52.4) |
| 실질 만기물량 | 7.4 | 2.5 | 2.5 | 1.6 | 6.6 | 3.6 | 9.4 | 17.8 | 44.7(37.3) |
| 4대그룹 | 5.1 | 1.9 | 1.5 | 0.7 | 4.1 | 1.4 | 6.5 | 10.5 | 27.6(22.5) |
| 5대 이하 | 2.2 | 0.6 | 1.0 | 0.9 | 2.5 | 2.2 | 2.9 | 7.4 | 17.2(15.0) |
| A등급 이상 | 0.3 | - | 0.1 | - | 0.1 | 0.2 | 1.1 | 1.4 | 3.1(2.8) |
| BBB이하 | 1.4 | 0.6 | 0.9 | 0.7 | 2.2 | 1.8 | 1.0 | 5.4 | 11.9(10.5) |
| 무등급 | 0.5 | 0.1 | - | 0.1 | 0.2 | 0.1 | 0.8 | 0.5 | 2.2(1.7) |
결국 기업이 돈을 빌릴 수 있는 곳은 은행권 뿐. 그러나 은행은 스스로의 앞날을 예측할 없는 상황에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떨어뜨려 가면서 적극적으로 기업 대출을 해주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8일 정부가 기업자금 대책을 발표하고 금융감독원 내에 기업금융애로대책반을 운영하면서 은행권 대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21일까지 이뤄진 기업대출은 2조355억원 증가에 그쳤다.
▽현대가 문제다〓현대건설과 현대전자의 유동성 위기로 그룹 전체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그룹 회사채는 1조9000억원. 내년 1·4분기에도 1조8000억원이 더 돌아온다. 하반기에는 상황이 어려워진다. 2·4분기에 5000억원으로 줄어 한숨을 돌릴 수 있으나 3·4분기에 2조7000억원, 4·4분기에 4조2000억원이나 돌아온다. 이는 4대 그룹 회사채 만기 물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현대건설과 전자의 위기가 그룹 전체로 파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원증권 경제연구소 강성모 차장은 “현대그룹의 경우 자동차와 중공업의 회사채 만기 상환 요구는 강하지 않겠지만 전자와 건설의 경우에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자유치나 매각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책 효과 있을까〓정부는 9월에 1차로 채권형 펀드 10조원을 조성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추가로 10조원 규모의 2차 채권형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달 8일 자금지원 대책의 주요 내용으로 발표한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는 아직 실적이 없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회사채 만기 물량이 전체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BBB 이하 등급의 회사와 개별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상황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은행권 구조조정 성공 여부가 기업 자금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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