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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22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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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평화 광주 경남 제주은행 노조는 22일 새벽 노―정 합의로 파업을 철회, 점포가 정상 운영됐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이날 파업 여파로 영업직 직원의 절반 이상이 출근을 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전체 직원 1만4000여명 중 25%인 3600여명이, 주택은행은 정규직 8000여명 중 절반 가량이 정상 출근했다. 이 바람에 대부분의 점포가 정상영업이 불가능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파업 종합상황실 집계 결과 국민은행 점포의 91%, 주택은행 점포의 61%가 정상영업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 552개 점포 중 58개는 직원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으며 70여 개에 달하는 국민은행 출장소 중에는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상당수.
○…이들 은행은 특히 담당직원이 필요한 대출 카드 외환업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대출만기 연장을 위해 주택은행 S지점을 찾았던 회사원 강태현씨(35)는 “오늘까지 대출 만기연장을 해야 하는데 담당자가 없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했다. 국민은행 A지점 관계자는 “정상적인 은행업무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고객들이 다른 은행을 이용하는 바람에 큰 혼란은 없었다”며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연말에 밀려드는 고객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먹어야 파업도 할 것 아니오?”(은행원)
“배불리 먹고 어떻게 파업투쟁을 하겠다는 겁니까.”(사수대)
“파업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거 아닙니까.”(은행원)
22일 국민―주택은행 노동조합의 파업장인 경기 고양시 국민은행연수원 정문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사수대와 조합원간에 실랑이가 계속됐다. 영하의 날씨 속에 운동장에서 밤을 지샌 조합원 중 일부는 하나둘씩 파업장을 떠났다.
김밥 컵라면 등의 식량이 부족해 배급줄이 한 때 50m 이상 늘어서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당초 연수원측은 ‘운영원칙’에 따라 숙박시설을 일절 개방하지 않았으나 새벽녘 영하의 날씨에 조합원의 항의가 거세지자 숙소 식당 강당 등을 개방했다. 그러나 평소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여서 1만여명이 들어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찬바람을 겨우 피할 수 있는 복도와 계단마저 조합원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일부는 집행부에서 나눠준 김장김치 비닐을 온몸에 두른 채 지친 몸을 서로 기대고 새우잠을 잤다. 간간이 휴대전화 벨소리가 복도를 울렸고 지점에 남은 동료와 정보를 주고받는 경우도 있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한 여성 조합원은 업무관련 설명을 하면서도 “손님들은 많으냐, 어떻게 돼 가느냐”며 걱정스러운 목소리였다.
▼은행구조조정 노-정 합의문▼
▽금융지주회사 문제
1.‘7·11 노―정합의’에 의거, 정부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는 4개 은행(한빛 평화 광주 경남은행)을 자회사 방식으로 편입하되 최대한 독립성을 보장한다. 금융지주회사는 제2항의 기간 내에는 경영전략, 점포중복 등 통상적인 범위 내에서 경영권을 갖는다.
2.정부 주도 금융지주회사는 2002년 3월말까지는 컨설팅 작업을 계속해 기능재편 등 최종 결과를 도출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해 2002년 6월말 이내에 노사간 협의를 통해 기능재편 등을 완료한다.
3.인력감축 여부는 노사간 자율적인 협의에 의해 결정하되 반기별로 MOU 이행상태를 점검해 추가적인 공적자금의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합병 문제
‘7·11 노―정합의’ 정신을 존중해 노사간의 자율적인 협의에 맡긴다.
<박정훈·성동기·이나연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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