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금리 급등…현대전자 조기계열분리 주목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6시 46분


현대건설의 자구안 발표에 시장이 일단 싸늘한 반응을 보이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금리가 큰폭으로 올랐다.

20일 달러/원 환율은 현대건설 자구안이 별 내용이 없다고 판단한 국내외 투기적 성격의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주말비 12.2원이나 폭등한 1154.0원으로 마감했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주말보다 0.05%포인트 오른 7.25%로 마감됐다.

3년만기 AA-회사채수익률은 주마리 0.03%포인트 오른 8.37%, 같은 만기의 BBB-회사채수익률은 0.01%포인트 오른 7.30%로 장을 마쳤다.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7.51%로 0.09%포인트나 상승했다.

채권시장은 오전장까지만 해도 강보합 출발후 보합 혼조세를 보였으나 오후장 마감무렵 원/달러 환율이 1150원을 돌파하자 손절매물이 쏟아지며 금리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이 오후한때 7.28%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동안 진통을 겪어오던 현대그룹의 자구안이 발표됐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거의 대부분의 내용이 이미 알려졌고 이같은 자구안으로 현대건설이 구조적인 유동성이 위기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전자의 계열분리 시한이 당초 2003년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로 대폭 앞당겨진다는 내용은 새로운 것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그룹은 당초 현대전자의 계열분리 시한을 2003년에서 2002년으로 1년 당기는 방안을 검토했었으나 이번 발표에서 내년 상반기로 대폭 단축한 것이다.

다만 매각이 아니라 계열분리라는 표현을 써 과연 누구한테로 계열분리가 되느냐의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장은 현대전자의 매각을 기대했는데 계열분리가 매각과는 다소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분리시한을 대폭 앞당긴 것은 점수를 줄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계열분리라면 누구한테로 계열분리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며 "국제컨소시엄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것인지, 이럴 경우 다시 사겠다는 조건이 붙는 것인지, 이런 의문들이 분명해져야 시장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앞으로 현대전자의 계열분리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에 따라 외환 채권시장이 반응도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시장이 아직은 현대전자의 조기계열분리에 주목하지 않는 것 같다"며 "현대전자 계열분리가 윤곽을 드러내야 환율 금리도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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