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조망권 등 환경프리미엄 "億… 億…"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43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양가에 이를 반영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또 기존아파트 가격도 환경 요인에 따라 수 억 원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청약접수를 마친 서울시 10차 동시분양 때 선보인 현대산업개발 ‘I파크’의 경우 같은 동(棟) 동일평형 아파트라도 분양가가 최고 4억원이나 차이가 났다. 현대산업은 서울지역 60평대 아파트 거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파트를 구입할 때 전망권(37%) 거실 일조권(28%) 거실 방향(13%) 프라이버시 침해(12%) 층수(4%) 등의 순서대로 고려한다는 성향을 토대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여겨볼 점은 남향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진 반면 강 숲 등 자연환경을 볼 수 있느냐 하는 조망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한국감정원도 지난해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분양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분양가를 결정하면서 개방감이나 층 향 경관 요인에 따라 최고 2억원의 차이를 뒀다. 즉 54층 55평형의 분양가는 6억5000만원으로, 3층 55평형은 4억5000만원으로 각각 결정했던 것.

근거는 이렇다. 54층에 있는 아파트의 개방감을 100점으로 했을 때 3층에 있는 아파트는 5.5점에 불과했다. 앞 동에 전면이 가려진 탓이었다. 또 아파트 방향도 영향을 미쳐 남향인 54층은 100점을 받은 반면 북향인 3층은 93점을 받았다. 경관 요인도 54층은 앞에 가리는 건물이 없어 100점을 받았는데 3층은 2점에 불과했다.

소음도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국토연구원 임영태 책임연구원이 소음이 많은 서울 개포, 서초동 지역 경부고속도로와 양재대로변 아파트 182개 단지를 대상으로 소음도와 주택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 ‘도로 교통 소음의 화폐 계측에 관한 실증 분석’에서 밝혀졌다. 임 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도로 소음이 1데시벨(㏈)이 증가하면 아파트 값이 최고 212만원까지 떨어졌다. 특징적인 것은 규모가 클 수록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난 점. 32평형을 초과하는 중대형은 소음이 1㏈ 증가할 때마다 마다 집값이 200만∼212만원씩 하락했고, 25∼32평형대 중소형 아파트는 평균 95만원, 25평형 미만 소형 아파트는 평균 44만원이 각각 떨어졌다.

<황재성·송진흡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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