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종합주가 550 지지선은 아직 유효한가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1시 33분


증시가 붕괴되고 있다.

미국증시의 반도체 종목 급락이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를 촉발한 탓이 크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도 매도로 일관, 증시 전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주도주 역할을 맡았던 통신주와 금융주들도 약세로 반전되면서 주가지수는 "바닥권에서 급기야 지하실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1시29분 현재 전날보다 40.05포인트 하락한 548.29를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8.80포인트가 떨어져 84.24로 지수 90대가 붕괴됐다.

선물 역시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인해 급락, 장중 사이드가가 발동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객장 분위기는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경기 펀더멘털에 의해 주가가 밑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관론이 다시 팽배해졌다.

이같이 증시 분위기가 싸늘해지면서 과연 지수 550선이 지수의 추가폭락을 막아내는 안전판 역할을 해낼 지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550선은 지난달 18∼22일 사이에 기록했던 지수대로 연중 최저점.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55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해내지 못함에 따라 500∼520대까지 내려 앉을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WI카의 김기태 이사는 "미국 증시 하락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 , 반도체 가격 하락을 볼 때 550포인트를 강력한 지지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한 단계 낮춘다면 지난번 저점인 520선에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다. 외국인들이 쏟아내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식을 소화해줄 세력이 없는 만큼 기술적으로는 지지선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들의 지수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이 바닥을 잡아야 지수도 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과거 추이 등에 비춰볼 때 500-520선이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의 김상철 연구위원은 "유가 안정세 및 국내 구조조정 진행 상황과 나스닥 지수가 거의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은 점을 감안하면 550선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부문의 부정적인 시각으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된다면 최악의 경우 500전후까지 지지선이 밀릴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리젠트자산운용의 김준연 펀드매니저는 "미국 나스닥시장의 하락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이틀 연속 큰폭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전저점인 551.00포인트(9월 22일)은 지켜질 것으로 본다"며 "내부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나스닥하락이라는 외부충격만으로 전저점을 뚫고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김기성<동아닷컴 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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