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허태학/친절이 바로 國力입니다

  • 입력 2000년 9월 8일 18시 25분


나 아닌 상대방에게 관심과 배려를 제공하는 것이 친절이다. 상대방에게 관심과 배려를 제공하는 언어와 행동을 서투르지 않고 민첩하게 잘하는 사람을 친절인 또는 서비스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라고 일컫는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이것인데도 우린 무심코 간과하고 있다.

상대방에게 관심과 배려를 제공하는 것을 서툴지 않고 세련되게 잘할 수 있으면 인간관계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에게 친절하게 하는 것은 곧 자기가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나 아닌 남으로부터 내가 칭찬, 격려, 성원받는 것이 바로 인정이기 때문이다.

가정 생활의 경우 가족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면 자부심이 생기고 당당해진다. 직장생활의 경우에도 상사나 동료 후배로부터 인정받으면 기분이 좋고 어깨가 으쓱해지며 뭔가 성취욕이 가득해진다. 그러기에 남에게 친절한 것은 남으로부터 나에 대한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기에 서로간의 관계를 윤택하고 활달하게 만들어주는 촉매제이자 수평문화를 만들어내는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같이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그래도 자랑할 것이 있다면 사람자원이다. 사람을 예의 바르고 매너 있게 대접해주고, 그것을 통해서 나 스스로도 상대방으로부터 인정받는 조직문화, 시민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이것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경기 등 너무나 많은 국제행사를 우리나라에서 치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 중에서도 월드컵은 공교롭게도 한국과 일본 두나라에서 동시에 치러지게 된다.

우리나라가 2002년까지 경제적으로 일본을 따라잡거나 능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경제력으로 앞서지 못한다면 그 다음은 국가와 국민의 이미지만이라도 앞서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이미지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이 갖는 심성이고, 언어이며, 행동이다. 더 포괄적으로 이야기하면 국민이 만들어내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마저 현재로서는 일본보다 확실하게 잘하고 있거나 우월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먼저 느끼고 깨달은 사람부터 친절한 언어와 행동을 실천하는 일에 앞장서 준다면 얼마나 바람직하겠는가.

다른 사람이 불친절할 때는 친절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거나 타일러주는 적극성도 좀더 키웠으면 좋겠다. 여기에 더하여 각종 시민단체와 문화단체 등에서도 친절이 생활화하고 습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했으면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일. 다 함께 유익할 수 있는 것을 헤아리지 못하고 마치 친절하면 자존심이 상하고 남으로부터 푸대접받는 듯한 인식일랑 모두가 벗어보자.

친절은 바른 사회인이 되는 의무요소가 아니라 부자가 되는 길이고 부국이 되는 길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 않는가. 친절한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천냥 만냥의 부를 축적하여 보자.

선진국치고 후진국보다 친절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는가.

허태학(삼성에버랜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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