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WSJ, 최근 주가하락 일시적…반론도 거세

  • 입력 2000년 8월 1일 10시 46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증시의 폭락을 일시적인 조정과정으로 인식, 향후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신문은 나스닥지수의 하락은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완전히 빠져나왔기 때문이 아니라 증시 환경이 불안해지자 리스크가 높은 하이테크 주식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블루칩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지난주(7월24∼28일) 머크등 제약주와 코카콜라 엑슨모빌 등 소비 및 정유업체 관련주들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이같은 낙관론이 증시주변의 펀더멘틀이 여전히 견고하다는데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8월 중 금리인상 싸이클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며, 금리인상으로 기업순익 증가세가 둔화되더라도 건실한 수준은 계속해서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물론 최근의 하락세가 일시적인 현상인 지, 아니면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6월 한달동안 16%나 급등, 4000고지를 재탈환한 후 다시 한동안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지난달말 단기에 3600대로 되밀렸기 때문이다.

미국증시에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 다음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골드만삭스의 애비 조셉 코언 수석전략가(부사장급)은 낙관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녀는 현재 1,400대 초반에서 움직이는 S&P500지수가 연말까지 1,500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언은 현재 경제성장률과 기업순익 증가율은 보다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둔화되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코언은 하반기 S&P500지수 구성기업들의 순익 증가율이 전년대비 18%의 건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주가가 지난해와 같은 두드러진 상승세를 탈 수는 없지만 오름세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슨 루프킨&젠레트(DLJ)의 톰 갤빈 투자전략가도 여전히 포트폴리오의 90%를 주식에 투자하고 10%는 현금을 보유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하이테크의 하락에 대해 '계절적인 요인'이 반영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97년 이후 나스닥지수는 5월말에서 7월말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7월말부터 9월초까지 15% 하락한 후 다시 9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30% 반등했다는 것이다.

갤빈은 주가가 당분간 조정을 거치면서 약세를 보이겠지만 곧 애플 컴팩 등 낙폭과다 컴퓨터 종목과 AMD 등 반도체 종목을 위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어 스턴스의 엘리자베스 맥케이 시장전략가는 "그린스펀의장이 현재 주가에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며 "생산성 제고 등의 영향으로 물가 압력이 상당 부분 억제되고 있다"고 인플레 압력이 둔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경제는 연율 4.0∼4.5% 정도의 경제성장률도 감수할 수 있다"며 "거시지표가 미국경제의 활황세를 나타낸다고 해서 FRB의 금리 추가인상을 확신할 수만은 없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비관적인 입장(본격적인 하락세 진입)도 만만치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탐 맥매너스 증권 전략가는 최근 포트폴리오의 주식비중을 70%에서 65%로 하향조정했다. 그는 증시조정은 이미 3월말부터 시작됐으며 지난 6월의 주가 회복은 일시적인 반등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FRB가 연내에 1∼2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바이런 위언 분석가는 나스닥지수가 3,000 포인트 하향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나스닥지수 하락은 전체 시장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다우지수도 연말 이전에 1만 포인트가 붕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조정 국면은 마감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한주 동안 나스닥지수는 10.5%나 폭락, 사상 3번째로 큰 주가 하락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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