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중견기업 자금악화 우려로 금리 상승

  • 입력 2000년 6월 13일 17시 07분


중견기업의 자금악화에 대한 우려로 채권금리가 오름세를 보였다. 매수세와 매도세가 팽팽히 균형을 이루다 매수세가 힘이 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리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량채권의 경우 수급이 여전히 안정돼 있어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8.71%, 같은 만기의 회사채수익률도 0.02%포인트 오른 9.78%로 마감됐다.

중견기업의 자금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져 시장심리가 위축됐다. 국제원유값이 31달러를 넘었다는 소식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남북정상회담후 중견기업 자금문제가 노출될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던 차에 일부 그룹의 자금악화문제가 구체적으로 거론되면서 시장심리가 약화됐다"고 말했다.

최근 매수를 주도했던 메이저은행은 장내시장에서 국고채 기준물만을 매수, 지표금리 관리에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따라 국고채 기준물과 경과물간 금리차가 0.1%포인트 수준으로 벌어지고 3년만기 국고채금리가 2년물 통안증권금리보다도 낮게 형성되는 등 금리왜곡현상이 심화됐다.

이같은 금리왜곡현상은 특정 금융기관이 다소 무리하게 금리를 끌고 내려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시장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국고채 등 우량채권의 경우 수급이 여전히 안정돼 있어 금리가 반등하더라도 반등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중견기업의 자금난이 불거질 수록 우량채로 자금이 쏠리게 마련이고 6월말 상반기결산을 앞두고 은행권의 무위험채권 매수에 치중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고채금리가 지금보다 0.05%포인트정도 상승하면 대기매수세가 형성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계 은행의 경우 3년만기 국고채금리가 9.15%까지 올라갔을 때 거의 손절매도를 해놓고 달러/원 선물에 많이 투자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나올만한 손절매물이 많지 않을 것이고 반등을 이용해 당장 매수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수준보다는 공적자금 추가조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명백해질 것으로 보이는 시점이 매수타이밍으로 본다"며 "7월말이나 8월은 돼야 다시 매수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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