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토마스 만 문학에 숨겨진 동성애의 진실

  • 입력 2000년 6월 9일 19시 03분


▼'고통과 영광사이에서-토마스 만과 동성애' 장성현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토니오 크뢰거’ ‘마의 산’ 으로 사랑받는 문호 토마스 만의 동성애 성향을 조명한 연구서가 나왔다. 장성현 (계명대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의 ‘고통과 영광 사이에서-토마스 만과 동성애’ (문학과지성사)

저자는 토마스만 연구가 한스 루돌프 바제의 말을 인용, 동성애가 ‘그의 창조성의 가장 중요한 원천’ 이었다고 설명한다. 평생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비밀에 부쳐온 토마스만이지만, 작가이자 예술가로서 그토록 중요한 문제를 작품속에 아주 조심스럽게 숨겨 놓았다는 것이다.

‘삶과 예술의 대립’으로만 해석돼온 단편 ‘토니오 크뢰거’는 ‘동성애적 감정의 발단과 극복’을 다룬 작품으로 새롭게 조명된다. 동성애 예술가의 죽음을 다룬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그가 세상사람들에게 남기고자 했던 일종의 ‘힌트’가 된다.

저자는 나아가 그가 자신의 동성애적 욕망을 작품 속에서 이성애로 변용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마의 산’에 등장하는 클라우디아 쇼샤의 경우 그가 사랑했던 남자 빌리 팀페가 여성화돼 나타난 인물로 설명된다.

새롭게 들리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1995년에야 전모가 공개된 토마스 만의 일기 때문. 일기에는 작가의 동성애적 심리상태가 낱낱이 드러나 있다. 작가의 사후 20년뒤부터 공개되기 시작한 일기가 작가 연구의 중대한 물줄기를 돌려놓았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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