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국내증시, 메이저리거 김병현 장세 펼쳐진다

  • 입력 2000년 6월 5일 09시 02분


“서울증시에 미국 메이저리거 김병현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병현’의 이름을 따 요즘 증시를 진단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병현은 밑으로 가라앉는 것 처럼 보이던 공이 갑자기 위로 치솟는 독특한 구질로 미 프로야구 강타선을 삼진으로 요리하는게 주특기.김병현이 개발한 이 공포의 구질을 미국에서는 ‘업 슈트(upshoot)’라고 부른다.

국내증시에서 김병현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도 최근 그의 주무기인 ‘업 슈트(upshoot)’ 현상이 3일 연속(거래일 기준)해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의 업슈트 현상이란 밑으로 가라앉을 것 같았던 지수가 별안간 위로 치솟으며 종합주가지수와 5일 평균지수 간 이격도가 과매수 권역인 105에 진입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의 주가흐름을 보면 지수의 장중 조정을 거치면서 상승세가 이어져 종합주가지수와 5일 평균지수 간 이격도가 3일 연속 105이상을 기록하는 업슈트 국면이 지속됐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이 같은 업슈트 현상은 △98년 1월10-1월15일 △98년 7월16-7월21일 △98년 10월9일-10월12일 △2000년 5월31-6월2일 등 지난 97년 이후 지금까지 4차례 발견됐다. 두드러진 특징은 이 같은 현상이 98년 7월의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대세 상승국면 초기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중 지난 최근(2000년 5월31-6월2일) 업슈트 장세와 가장 유사한 형태를 나타냈던 과거의 업슈트는 98년 1월 장세였다.

98년1월의 업슈트와 최근의 업슈트 간 공통점을 비교하면, △하락기간이 98년1월의 경우 6개월, 최근은 4개월이며 △고점대비 하락률도 각각 57%와 41%이다. 또 △저점부근의 단기 급락을 나타내는 20일 이격도가 각각 79와 86으로 나타났으며(경험적 과매도 영역은 92) △지수일봉의 특징은 각각 3중바닥의 형태가 2번 출현했다는 점도 유사하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매패턴을 보면 △외국인은 매수를 일관한 반면, 기관은 매도우위를 보였으며 △무역수지가 98년1월의 경우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했고, 최근에는 무역수지 흑자폭이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반전한 것도 공통점이다.

이밖에 금융시장 환경이 98년1월에는 IMF체제가 시작되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으며, 최근에는 투신권 구조조정 및 현대그룹무제로 금융시장 불안감이 증폭됐다는 점도 비슷하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특히 “98년1월의 업슈트와 최근의 업슈트 장세가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특히 가격 메리트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평균 5개월에 달한 장기간의 하락과정과 이격도가 80을 기록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같은 현상들은 증시를 흔드는 불안요인들이 사라지면 주가는 매우 빠른 속도로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러한 흐름이 결국 업슈트 현상을 낳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양증권은 이와함께 미국의 주식시장이 5월말을 고비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증권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업슈트 현상으로 나타난 상승추세의 5일 평균이동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경우 강력한 추가상승을 전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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