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불안감 진정되며 달러화 강보합세에 그쳐

  • 입력 2000년 5월 29일 17시 00분


급락출발하던 주가가 낙폭을 만회하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개장초 급등세로 치닫던 외환시장이 안정감을 되찾았다.

29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지난주말 종가보다 50전 높은 1,137원에 개장한뒤 주가급락에 외국인주식매도분 커버수요 및 역외매수세 출현에 힘입어 10시40분 1,140.40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주가가 낙폭을 급속도로 만회한데 이어 장중 수시로 상승반전하기도 하는 등 현대로 말미암은 불안감이 수그러들자 매도시점을 미뤄만오던 업체들이 보유물량을 처분하기 시작하면서 반락세로 돌아섰다. 급등기세가 꺾이자 환율추가상승을 예상하고 달러를 매집했던 세력들로부터 차익실현매물이 출회되면서 11시41분 1,136.50으로 하락했던 달러화는 이후 1,136.80∼1,139.50에서 등락을 거듭한뒤 1,137.4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수급은 외국인주식매도분이 1억달러이상 유출되고 역외세력들이 다소간 매수우위를 보였으나 업체들이 물량을 처분하면서 대체로 균형을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환율상승을 예상했던 달러매집세력이 매도전환하고 신규 저가매수심리가 약화됨에 따라 전체적으로는 다소 무거운 인상을 풍겼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아직도 시장분위기가 달러강세쪽으로 쏠려있지만 심리적인 것일뿐 환율상승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수급요인이 없다"면서 "현대문제가 악화되기보다는 해결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월말네고장세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환율이 좀더 하향조정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은행 딜러는 "환율이 하루종일 주가등락에 연동된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은 외환시장이 방향을 잃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면서 "내일은 외국인주식순매수분(26일자 1,500억원)에 업체네고물량이 추가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현대와 정부간에 불협화음만 표출되지 않는한 시장이 약보합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은행 딜러는 "자산건전성 확립 및 합병문제가 걸려있는 은행권의 자금지원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고 현대계열사 유동성 문제가 단시일내 없었던 일처럼 깨끗이 끝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대기업체 자금난이 혹여 여타 중견기업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기 때문에 시각을 낙관적으로 돌리기는 무척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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