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유갑순/못배운 주부도 배움의 길 나서야

  • 입력 1999년 12월 15일 16시 17분


나는 고아지만 37년 동안 살면서 슬퍼하거나 외로워하지 않았다. 단지 공부를 못한 것이 부끄러웠다. 언젠가 TV에 양원주부학교가 소개되는 것을 보고 학생이 됐다. 나만 못 배운 줄 알았는데 입학식 때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어 몇 달 만에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학비 부담도 거의 없고 수업도 편한 시간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배움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다. 내년 3월 고등학교에 진학할 계획이다. 남편은 그만 배워도 된다고 말린다. 셋방에 살면서 아이들 학원도 못 보내고 내 공부만 하려는 욕심많은 엄마인지 모른다. 그러나 3년동안 열심히 공부해 돈 벌겠다고 남편을 설득했다. 나같이 배우지 못한 다른 주부들도 망설이지 말고 배움의 길에 나서기를 권하고 싶다.

유갑순(서울 성북구 보문5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