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천년을 기록한 예술가의 눈 12]

  • 입력 1999년 10월 19일 18시 52분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가 현재 정보화시대라고 부르는 시기에 딱 알맞은 다른 이름을 찾아낼 것이다. 사실 정보화시대라는 말은 약간 혼동을 불러일으키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정보를 교환하고 저장하고 조작하는 장치를 신속하게 개발해내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부터 이어져온 여러 갈래의 기술적 발전이 한데 합쳐지면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발전된 모습을 띠게 되었고 복잡한 결과들을 낳았다. 컴퓨터의 족보는 매우 복잡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앨런 터닝과 존 폰 노이만이 초보적인 성과를 거두기 전에도 조제프 마리 자카르의 펀치 카드 방직기(1804) 찰스 바바주의 디퍼런스 엔진(1833) 허만 훌러리스의 센서스 데이터 계산기가 존재했다.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진공관이 트랜지스터로 바뀌었고 이것은 집적회로로 이어졌으며 결국은 마이크로칩이 등장하게 되었다.

현재 인공위성들은 텔레비전과전화같은옛날 기술을 이용해서 통신 중계소와 단말기로 이루어진 통신망을 구축한다.

이런 기술들은 생활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떤 때는 너무 과격하게 여겨지는 기술이 있는가 하면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있고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있다.

전자 멀티미디어 예술가인 백남준씨는 현대를 위한 동굴벽화를 제시하고 있다. 점과 선으로 구성된 모스 부호가 이진법의 1과 0으로 변하고 인공위성이 머리 위에서 어른거리며 그 밑에는 플러그를 꽂고 더 없는 황홀경에 빠진 인류가 있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4/paik.html)

◇ 태양 주위를 도는 인간… 추락은 도약의 서곡

안무가 마사 클라크와 사진가 조세프 아스토의 공동작품인 이 작품은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의 다양한 측면들을 혼합시키고 있다. 더 이상 우주의 중심이 아닌 인간은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 그는 자신의 한계와 과거의 무지를 극복하고 높이 일어서지만 갑자기 중력에 굴복해서 쓰러지고 만다. 어쩌면 그는 무지에서 깨달음을 향해 몸을 일으키다가 자신이 지닌 힘에 현혹된 나머지 과도한 욕심을 부려서 이카루스처럼 추락하고 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나친 자기 과신의 희생자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추락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서곡이다.

(http://www.nytimes.com/library/magazine/millennium/m4/astor.html)―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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