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자리라면 왜들 그리 쳐다보는 것일까. 여러 갈래의 얘기가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해당 부서의 예산과 인사권을 장악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막강한 힘은 과장해서 말하면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다. 비록 제약도 없지 않지만 소속 공무원의 ‘생사여탈’을 쥐고 이해관계인의 성패를 좌우하는 파워다. 그 때문에 장관 자리에 대한 감시와 질시의 눈도 매서운 것이다.
▽장관에 오른 이에 대한 시시비비가 엄한 것도 다 거기서 연유한다. 막강한 만큼의 도덕성과 공정성 전문성을 요구한다. 그런의미에서 두 장관을 임용하는 순간부터 불행의 씨를 묻은 셈은 아닐까. 법무장관의 경우 검찰총장으로서 국회에서 탄핵대상에 올랐었고 가족은 옷로비 의혹에 휩싸였다. 환경부장관은 연극배우에서 갑자기 환경행정의 책임자가 된 데 대해, 그리고 예정된 공연이라지만 러시아에서의 공연강행에 대해 다들 고개를 갸웃 했다. 그런 한계를 안고 장관이 된 데서부터 소란은 예고되었던 것이다.
▽옛 문집에 나오는 통찰이 무섭다. ‘인심의 소재는 천명(天命)의 소재이며, 그것이 떨어지고 합하며 떠나고 머무는 데 머리털 하나의 오차도 없음을 어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조선의 거유(巨儒)로 꼽히는 기대승(奇大升)의 관점이다. 어지러운 시국을 수습하고 조율하기위한 개각 인사라면 그만큼 섬세하고 신중했어야 했다.
〈김충식 논설위원〉sear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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