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비과세 저축]가입 4년째부터는 신탁이 유리

  • 입력 1999년 3월 9일 19시 10분


지난달 비과세상품에 1백만원을 불입하기 위해 은행을 찾은 주부 A씨는 창구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금리하락으로 비과세신탁 배당률과 비과세저축금리에 역전현상이 발생, 어떤 곳에 돈을 넣어야할지 헷갈렸기 때문이다.

“신탁과 저축에 절반씩 넣으시죠.” 창구직원의 조언대로 A씨는 두개에 50만원씩 나눠 예치했지만 ‘정말 그렇게 하는게 잘한 것인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

작년말로 신규가입이 끝난 비과세가계장기저축은 금융상품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목돈마련용 상품. 작년말 현재 약 17조원의 고객돈이 예치됐다.

문제는 신탁과 저축의 금리가 역전된 이후의 불입전략. 저축금 불입방법에 따라 만기시 이자금액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불입전략에 세심한 신경을 써야한다.

도움말 한미은행 이건홍과장 02―3455―2357∼9

▼ 96년 가입한 경우 ▼

비과세저축 금리가 비과세신탁 배당률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을 경우 무조건 비과세저축에 돈을 불입하면 된다. 신탁은 6개월 복리상품이기 때문에 금리차이가 0.5%포인트 이하인 경우 신탁쪽이 유리하다.

한빛 조흥 등 12개 은행이 최초 시판일(96년10월) 당시 제시한 비과세저축 확정금리는 연 11.5∼12.0%. 이에 반해 비과세신탁 배당률은 작년초 한때 연 20%까지 치솟는 등 작년말까지 저축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8일 현재 산업 평화를 제외한 10개 은행의 신탁배당률은 비과세저축 확정금리를 크게 밑돌았다. 주택 국민 조흥 신한은행의 비과세신탁 배당률은 연 9%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대부분 은행의 비과세저축금리가 가입 4년째부터 2년제 정기예적금 또는 상호부금 금리에 연동해 바뀐다는 점. 현재 2년짜리 정기예적금 금리가 연 8∼9%인 점을 감안할 때 최고 4%포인트 가량 저축금리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가입 4년째부터는 비과세신탁에 집중 예치하는 게 유리할 전망.

▼ 97∼98년 10월에 가입한 경우 ▼

한미은행 이건홍과장은 “3년만기인 경우 저축금리가 신탁배당률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면 비과세저축에 돈을 넣고 5년만기인 경우는 저축쪽이 적어도 2%포인트 이상 높지않다면 신탁에 불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가입 4년째 되는 시점에서 저축금리가 일괄 인하되는 점을 감안한 설명이다.

이 기간중 비과세저축금리는 대부분 연 11.0∼11.5% 안팎. 최근 신탁배당률에 비해 엇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다.

주택은행은 작년 4∼6월중 저축금리를 연 13.0%로, 서울은행도 작년 8월∼12월9일중 연 14.4%로 각각 인상했다. 이 기간중 신규로 가입한 고객은 무조건 저축쪽에 불입하는 게 좋다.

▼ 98년 11,12월 가입한 경우 ▼

지금은 저축쪽 금리가 신탁배당률보다 최고 1%포인트 가량 높더라도 신탁을 선택하라는 게 재테크 전문가의 조언이다. 즉 △신탁의 복리효과 △2001년말 이후 새로 적용될 저축금리가 현재(연 8∼9%)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신탁예치가 유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단 신한 조흥 주택은행과 같이 신탁배당률이 저축금리보다 1.5∼2%포인트 이상 밑돌 때는 당연히 저축쪽에 예치하는 게 좋다.

대부분 은행은 금리하락에 맞춰 비과세저축 금리를 인하,폐지직전인 작년말에는 연 10.5∼11%로 낮췄다. 그렇지만 신한은행은 연 12.0%로 발매시점의 금리를 끝까지 유지했다. 8일 현재 신탁배당률과 저축금리를 비교한 결과 산업 평화 한미 제일은행은 신탁배당률이 높았지만 나머지 은행은 저축금리가 배당률을 앞섰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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