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의 인생풀이]지나친 건강걱정이 病 불러요

  • 입력 1999년 1월 6일 19시 41분


◇문

30대 초반의 직장인입니다. 1개월전부터 입이 마르고 가슴이 뜁니다. 숨을 쉴 때마다 스스로 숨쉬고 있다는 것이 의식돼 무척 힘듭니다. 목도 뻣뻣하고 쉬이 피로감을 느끼며 소변도 자주 마렵습니다. 그러나 병원에선 아무런 신체이상도 없다고 합니다. 얼마전 외국출장을 갔다가 갑자기 증상이 심해져 서둘러 귀국한 적도 있습니다. 그 일로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지, 주위에서 어떻게 평가할지 두렵기만 합니다.(서울 삼성동·회사원)

◇답

혹시 성격이 꼼꼼하고 매사에 완벽하려고 노력하며 자그마한 실수나 실패에도 본인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는 편은 아닌가요? 이런 분들은 내적으로 불안수준이 높게 마련입니다. 겉으로 남자답고 주도적으로 보이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은 남들에게 행여 자기의 모자란 모습이 보일까 전전긍긍하고 정신적으로 항상 긴장하게 됩니다.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 자신을 지나치게 몰아댑니다. 항상 쫓기며 살아가지만 본인만 의식하지 못합니다. 이완되지 못한 정신적 긴장이 신체로 나타날 때 흔히 ‘신경성’이라고 말합니다. 이 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기관이 심장과 근육입니다. 문제는 건강염려증으로 인해 집중력과 문제 대처능력이 떨어져 일의 성취결과가 나빠지면 더욱 불안감과 신체적 증상을 악화시켜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이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연습을 합니다. 복식호흡이나 명상도 도움이 됩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 여기는 마음 또한 필요합니다. 앞일을 앞서 걱정하는 예기불안으로 인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현재 이 시점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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