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신개념아파트『밖은 전원주택,안은 호텔처럼』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04분


회색 빌딩과 차량으로 가득찬 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 어디에서도 주차한 차를 보기 어렵고 조경수와 푸른 잔디가 지상을 뒤덮고 있다. 곳곳에 생태공원 전통놀이공원 인공호수가 들어선다.

아파트 내부의 변화도 외부에 못지않게 엄청나다.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3대가 같이 살면서도 따로 사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출입구를 별도로 둔 아파트가 생긴다. 식구수에 따라 방 수를 마음대로 늘이거나 줄일 수 있는 가변형 아파트가 등장했다. 입주자의 연령과 직업, 소득 수준에 따라 아파트 설계도 달라진다.

아파트단지에 말뚝만 박아도 팔리던 시절은 옛날 이야기가 돼버렸다. 주택건설업계는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아파트의 개념을 창조하고 있다.

▼ 아스팔트가 사라진다 ▼

아파트 단지의 빈 공간을 뒤덮은 아스팔트가 사라지고 여기 저기서 흙을 밟아볼 수 있다.

전원주택에 근접한 수준의 아파트 단지까지 나왔다.

주택공사가 9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에서 분양한 아파트 용적률은 일반 아파트의 3분의 1 수준인 90%. 산지개발 시범단지로 산의 구릉을 그대로 살려 단지를 배치해 전원주택단지 분위기를 낸다. 서울 방학동에서 아파트를 분양중인 대상건설은 아파트 주차장을 지하로 배치하고 지상에는 잔디밭 공원 보행자 도로를 조성한다.

LG건설은 다음달 준공하는 수원 LG빌리지에 2천평 규모의 중앙공원을 조성하고 한 가운데에 직경 60m의 대형 인공호수를 설치했다.

▼ 가변형 아파트 ▼

아파트 방수가 입주자 편의대로 조정되고 입주자 연령이나 계층에 맞도록 효율성을 극대화한 아파트도 나왔다. 주택공사 동아건설 세종건설 등은 거실과 연결된 작은 방을 필요에 따라 트거나 막아서 쓸 수 있도록 가변형 벽체를 설치해준다.

LG건설 쌍용건설 등은 3세대 이상이 같이 살거나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임차인을 두고 살면서도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별도의 출입구가 있는 아파트를 내놓았다. 금호건설 청구 등은 20평형대 소형 아파트에도 부부욕실을 따로 둬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 개성을 살린다 ▼

한 단지내 아파트안에서도 아파트마다 내부 구조가 다르고 분위기가 다른 인테리어를 한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쌍용건설 등은 연령별로 인기가 높은 평형을 선정해 각기 개성에 맞는 마감재를 시공해주고 있다. 현대건설 24평형은 30대 핵가족을 겨냥해 아이보리나 주황색이 주조를 이루는 내부 인테리어로 꾸민다. 금호건설은 중소형 평형에는 현대 감각의 맨해턴풍 인테리어를 적용한다. 중년층 평형은 카리브풍과 나폴리풍, 노년층 평형은 르네상스풍으로 꾸미는 연령별 인테리어를 개발해놓고 있다.

▼ 21세기형 아파트 ▼

첨단 전자장비로 무장,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봄직한 아파트가 선보인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금호건설은 무인경비시스템과 원격검침시스템을, 대우건설 동아건설 현대산업개발은 청정급수시스템 공기청정시스템을 설치해준다. 예전같으면 고급 빌라에나 시공해주던 첨단 설비를 옵션품목으로 제공한다. 대림산업은 서울 도곡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중앙집진식 진공청소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쌍용건설은 용인 수지에서 분양한 아파트에 초고속 광통신망을 설치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