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美국제전략硏 동아시아책임자 게리트 공

  • 입력 1998년 10월 20일 19시 19분


“21세기 동북아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배할 것이다. 우선 국제분쟁의 주원인이던 국경과 영토의 개념이 약해진다. 대신 농경 산업사회와 달리 금융자본과 정보가 경제활동과 국가이익을 좌우할 것이다. 경제전쟁에 도움되지 않는 군사적 대결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동아시아연구책임자인 게리트 공 박사는 19일 본보 남찬순 논설위원과의 만남에서 21세기 동북아 질서를 이렇게 전망했다.

공박사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조지타운대와 존스 홉킨스대교수를 지낸 동북아 전문가.

―동북아의 안보동맹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동북아지역에서 가까운 장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집단안보기구’가 형성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서유럽지역의 동질성과 견주어 본다면 동북아 국가들은 역사적 경험 종교 민족 등에서 훨씬 이질적이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의 주도로 ‘다자간안보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지역안보에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두 나라가 패권경쟁을 벌여야 할 이유가 없다. 미중(美中)관계가 악화되면 주변국들은 한 나라를 안보 파트너로 선택해야 한다. 반면 관계가 지나치게 호전되면 일본 등 주변국들이 불안해 할 것이다. 결국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노력하겠지만 주변국이 우려하는 수준의 진전은 없을 것이다.”

―김대중(金大中)정부의 ‘햇볕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한국이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외국의 장기자본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사실 7개월간의 대북한정책의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북한이 내부 체제를 추스를 시간을 주어야 한다.”

〈정리〓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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