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스필버그 제작 「마스크 오브 조로」

  • 입력 1998년 9월 3일 19시 17분


의적(義賊) 조로.스페인 식민통치하 멕시코에서 검은 마스크를 쓴채 신출귀몰하는, 악한을 쳐부순뒤 칼로 ‘Z’자를 남기고 가는 영웅. 1919년 맥컬리의 연재소설에서 처음 선보인 이래 수차례 영화로 만들어져 지구촌 식구들에게 너무도 낯익은 검객.

그 조로가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마틴 캠벨 감독의 98년판 블록버스터로 다시 태어났다.

2시간16분동안 관객으로 하여금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숨가쁜 액션, 단선적이고 명료한 ‘악랄한 악인과 영웅’의 설정, 그 악인의 아름답고 현명하고 용감하기까지한 딸….

캠벨감독은 ‘친근하지만 새로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장치로 두명의 조로를 등장시킨다. 근엄하고 과묵하지만 ‘조로’(早老)한 민중의 영웅 조로는 안소니 홉킨스가, 그의 사사를 받은 유머와 감성이 넘치는 젊은 후계자 조로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맡았다.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에 의존해온 기존 블록버스터들과는 달리 장대한 멕시코 산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철저히 ‘스필버그적’인 화려한 볼거리에 눈과 귀가 즐겁지만 그대신 과거 알랑 들롱 등이 풍겼던 베일에 싸인 검은 마스크의 향취는 덜하다. 다음달 3일 국내 개봉예정.

〈도쿄〓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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