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 16/다물자연학교]바깥세상이 교실

  • 입력 1998년 5월 4일 07시 50분


다물자연학교는 따로 학교건물이나 교실이 필요없다. ‘방과후학교’에서 현장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상 서울 양천구 목동 2단지 쌍둥이빌딩 2층에 조그만 사무실을 두고 있을 뿐이다.

사무실 외양은 일반 사무실과 별 차이가 없지만 내부는 사뭇 다르다. 여치집이며 짚신, 짚으로 만든 계란꾸러미 연 쇠코뚜레 지게 얼레 수경못자리 수경고구마 올챙이어항 곤충표본 등이 가득해 마치 자연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다.

넓이는 대략 20평 정도. 다물학교 사무실 외에도 다물어린이서점과 교장 김영식(金永植)씨 가족이 생활하는 조그만 방 2개까지 함께 들어 있다.

김씨가 다물자연학교를 연 것은 94년. “유치원에 다니던 딸의 자연학습을 따라가 본 적이 있는데 너무 빈약하다는 느낌이 들어 제대로 된 자연교육을 해 보고 싶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다물이라는 이름은 바로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가르치려는 의도에서 붙인 것.

역사는 짧지만 이 학교의 가족은 정회원 8백가족에다 준회원까지 1천6백53가족에 달한다. 한 어린이가 회원이면 그 가족 모두가 회원이 된다. 정회원은 매주 정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준회원은 방학때만 참여하는 차이가 있다.

교사는 김씨와 김씨의 부인 최숙희(崔淑姬)씨 외에 정규 교원자격이 있는 2명 등 모두 4명이다. 현직교수가 고문 역할을 해주고 있고 연세대와 고려대의 대학생 자원봉사자 8명이 현장학습을 갈 때마다 동행하며 도와주기도 한다.

자연학습의 하이라이트는 여름과 겨울방학 때의 계절학습. 2박3일이나 3박4일 정도의 합숙학습으로 방학 때마다 4팀(팀당 40∼60명)을 데려간다. 여름방학때는 가평 두밀리의 숲속자연학교와 태백산을 갔고 겨울방학때는 3년간 계속 강원 횡성의 토속마을을 찾아갔다.

이때는 새끼꼬기며 여물쑤기 군불때기 반딧불이잡기 등 온갖 종류의 시골생활과 제기차기 연날리기 자치기 등 전통놀이들을 체험할 수 있다.

김씨는 “2002년까지 전국에 지방별로 특색이 있는 너와집 형태의 자연학습장 3개 정도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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